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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May 02. 2024

WHO가 팬데믹 선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시기, 독자 한분이 댓글에서 김춘수 시인의 꽃을 인용하신 바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아래는 1749년부터 2023년까지 약 270년 동안 스웨덴의 인구수대비 총 사망률 변화추이입니다. 아마도 붉은색으로 적힌 COVID라는 단어가 없었더라면 아무도 인지조차 못했을 감염병 유행이 바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을 것 같습니다. 고령의 기저질환자들이 각종 호흡기계 감염병으로 사망하는 일은 늘 있어왔던 일이고, 여기에 코로나19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사실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2020년 마스크도 백신도 없이 살아가던 스웨덴의 일상 풍경들입니다. 스웨덴의 결과가 보여주듯 WHO가 팬데믹 선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대부분 국가에서 코로나19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을 겁니다. 처음부터 높은 저항력을 보여주었던 동아시아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WHO의 팬데믹 선언과 함께 락다운, 학교폐쇄, PCR선제검사, 동선추적, 마스크 의무화, 그리고 반강제 백신접종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아직도 대중들은 ‘그 덕분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망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WHO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코로나19 정도의 감염병을 상대로 팬데믹 선언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사실입니다.  5월말 투표를 앞두고 있는 WHO 팬데믹 조약에 의하면 그들이 <팬데믹 시작>이라고 선언하면 시작이 되는 것이고 그들이 <팬데믹 끝>이라고 선언해야 끝이 나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한국의 복지부 차관은 WHO가 그토록 칭찬했던 중국과 공중보건 공동대응 협력 강화를 논의하고, 우리나라는 올해 5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WHO 집행이사국 중 하나로 내정되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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