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욕타임스가 “Thousands Believe Covid Vaccine Harmed Them. Is Anyone Listening?”라는 장문의 르포기사를 실었더군요. 3년 이상 백신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줄기차게 음모론, 가짜뉴스 등으로 몰아갔던 그 언론사가 <누군가 듣고 있나요?>라는 시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표현을 기사 제목에 사용한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영락없는 악어의 눈물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 기사에는 백신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사연들이 소개되는데 특이한 것은 일반인이 아닌 교수, 의사, 연구자,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을 인터뷰했다는 점입니다. 그중 한 사람이 메이요 클리닉 소속의 Gregory Poland교수입니다. Vaccine이라는 의학저널의 편집장이기도 한 Poland교수는 백신접종 후 극심한 이명을 경험하게 되었고 미 질병청 소속 연구자들에게 이를 연구해 보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명이란 증상은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현재 Poland교수는 명상과 종교생활로 위로를 받으면서 살아 간다고 하는군요.
Poland교수의 경험담을 읽고 나니 그제야 왜 Vaccine이라는 저널에서 그토록 위험한 논문을 실어주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2022년 9월에 올렸던 “mRNA 백신의 이익-위험 재분석이 시급하다”라는 글에서 NEJM에 보고되었던 화이자와 모드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를 재분석한 논문 하나를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기존 NEJM논문에서는 백신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명백하게 더 크다고 결론 내렸으나, 백신 이익을 <코로나 19로 인한 입원 예방>, 백신 위험을 <심각한 부작용>으로 기준을 높여 재분석해보았더니만 백신접종 위험이 이익보다 더 크다는 것이 논문의 결론이었죠.
이 논문은 저널 공식게재 전 저자들이 임의로 올릴 수 있는 사이트에 먼저 올라왔었는데, 저자들의 면면이 화려했었습니다. 교신저자가 BMJ의 편집자 중 한 명인 Peter Doshi 교수였고 저희 분야 연구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UCLA의 통계학자인 Sander Greenland교수가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논문이 저널에 발표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후 논문이 저널에 정식으로 게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논문을 실어준 저널이 바로 Poland교수가 편집장으로 있는 Vaccine이었죠. 현시대는 주류 학계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을 쓰는 연구자들도 극히 드물지만, 그런 논문을 실어주는 저널을 찾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당시 Vaccine에서 이 논문을 실은 것을 보고 참으로 용기 있는 저널이라고 감탄했었는데 아마도 편집장이 직접 경험했던 백신 부작용이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문제는 이 기사처럼 감성적으로 접근할 이슈가 아닙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곧 감염과 전파를 막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음에 불구하고 반강제적 백신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다는 사실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백신이 100% 안전하다 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만, 이미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되기 시작했고 장기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백신을 두고 벌어진 일이었다는 점에서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 백신패스까지 도입하려고 했던 한국 정부의 책임은 더 언급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태세전환이 역겹긴 하지만, 그래도 계속 침묵하는 것보다는 나은 일입니다. 국내 언론이 이번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도할 것 같지는 않지만, WHO 팬데믹 조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 사람들이 외신을 통해서라도 코로나사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한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된다는 말이 있죠. WHO 팬데믹 조약이 체결되면 자의든 타의든 간에 모두가 공범이 되는 그런 세상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