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탈을 쓴 늑대를 조심할 것

인간관계:친구1

by anchor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비가 굉장히 많이 온다. 난 비오는 날이면 통창이 있는 카페에 앉아 사람구경하는 취미가 있다. 해서 카페에 앉아있는데 대학교 1학년 남짓한 학생들이 대학친구가 진짜네 고등학교 친구가 진짜네 하며 이야기를 하기에 갑자기 노트북을 켜 몇자 적어보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몇년전 내 첫 대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를 다닐때 그래도 나름 가깝게 지냈던 대학 동기가 있다. 하지만 난 수능을 다시보게 되었고 자연스레 난 그와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물론 연락을 이어갈수도 있었지만 난 수능을 준비하는 내내 그에게 연락을 할 마음이 없었고 그가 오는 연락에는 최대한 건조하게 답을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내가 굉장히 나쁜놈 처럼 보일 수도 있다. 속단하지말고 끝까지 읽어주길 바란다.

다시 학기 초로 학기초로 가보자. 난 현역으로 학교에 입학했고 그는 재수를 해서 학교에 입학을 한 상태였다. 학기 초반 열명정도로 무리가 결성되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흩어지며 난 그를 비롯한 네다섯명의 동기들과 어울려 다니게 되었다. 날씨가 좋던 4월. 난 앞서 말한 동기 하나와 한강 공원에 놀러가게 되었다. 한강변을 수놓은 수십억의 고가 아파트를 보며 난 그에게 나중에 저런데 살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그는 냉소와 함께 네가 지방 사람이라 모르겠지만 저기는 네가 평생 일해도 절대 못사는데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며 시작되는 자기자랑. 뭐 자기는 중견기업 오너 2세고 자기명의로 강남에 아파트가 하나 있다는둥 뭐 물어보지도 않았은 이야기를 혼자 떠들어댔다. 물론 진짠지 가짠지는 모른다. 무튼 그 이후로 그는 입만 열면 모든 이야기가 돈으로 귀결되었다. 지방이 어찌고 집값이 어쩌고 등등 말이다…

그날 이후 가족 모임이 있었다. 어른들의 관심사는 모두 내 학교생활 이야기 였다. 난 어른들께 대충 이런 이야기를 말씀드렸고 할아버지는 박수를 치며 웃으셨다. 나름대로 지방 지주셨던 할아버지는 이 이야기를 들으시곤 세상엔 수많은 “사짜”들이 있으니 그런말은 개의치 말라고 하셨다.

난 집에서 혼자 결론을 내렸다. 만난지 한달만에 저런 말을 하는 사람하고 가까이 지내서 좋을건 없겠다. 그때부터 난 그와 거리를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학교를 다니는 중엔 그는 아마 몰랐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쯤이면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 제발좀 눈치를 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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