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칭찬하고 싶어
“잘하네~!”
내가 현실에서 들었던 칭찬은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내가 하지 않은 걸 네가 해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러니 앞으로도 네가 해줬으면 좋겠어"의 누군가는 하면 좋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대한 뜻을 가지고 있는 칭찬. 그런데 문제는 원래 그 일은 내 할 일이 아니었음에도 그 칭찬 한 번에 그 일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좋지만 모르겠습니다.
부끄러워서 제 감정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계속 부끄럽네요. “
“네가 부끄럽다고 표현을 어리숙하게 하면 상대는 몰라. 널 사랑해서 다 안다고 착각하는 거지,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고. “
이 말들은 일을 하면서 수없이 내뱉었던 겸손은 부끄럽다면서 나도 나를 외면만 하고 있었다는 것을
사랑을 하면서 불확실함의 분노를 통해 알게되었다.
사람들은 대게 칭찬을 들으면 부끄럽다면서 모르겠다고만 한다. 그렇다고 칭찬을 안 해주면 싫어한다. 모른다고만 하더니 말을 해주지 않았던 타인을 대신해 자신이 해왔던 일까지 싫어하게 된다. 좋다고 했으면서도 자꾸만 뭘 모르게 된다. 그냥 처음부터 몰랐으면 좋았을 걸. 칭찬은 역시 좋았던 것도 싫어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그 심리에 걸리면 아무리 쓸데없고 생산적이지 못한 일이래도 뭔가를 하면서 들었던 칭찬에 “남들이 좋아해 주네?”라는 착각이 들어서 금세 할 수 있는 일로 변해버린다. 인정 욕구라고 해야 할까?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보단 남들에게 칭찬을 받아서 잘한다고 생각하는 걸 하고 싶어 하는 경우라고 해야 할까?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개그맨이길 바라는 거 같다. 조금씩 다른 분야에서 남들을 행복하게 해 주길 바라는 누군가의 개그맨. 그런데 정말 그게 우리들의 모든 장래희망이어야만 했을까?
나 잘해? - 기분 좋다 - 나 이거 좋아해 - 그니까 해야 해. - 계속하다 보니 할 수 있네? – 재밌다! – 내 일이다.
결국 저 무한 굴레 속에서 무슨 일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칭찬에 ‘좋아한다’와 ‘싫어한다’가 극명하게 나오니 칭찬받지 못했던 건 나의 취향이 아니었던 걸까? 모두가 나보고 '가치가 존재하여 부르는 게 값인 물건'을 파는 일에도 잘할 거라고 심지어 가끔 열었던 입에서 얻어지는 수입에도 잘한다고 들었지만 나는 확신할 수 없는 일에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건 나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었으니까. 그래서 딱히 배우려는 의지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혹시나 자신들이 가질 수도 있었던 이익을 나에게 조금이라도 뺏길 까봐 두려운 것도 있었고 내가 하지 않으면 본인들이 해야 하는 것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던 체계를 나에게 알려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그들이 원하던 방향으로 익숙한 균형에 나를 맞춰서 일을 할 뿐이었다. 그 역시도 내겐 칭찬이 따랐으니까.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은 멀어져 간 채.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일, 칭찬받는 일이 아닌, 내가 무엇이 안 맞고 뭐를 싫어하는지 가장 먼저 집중함으로서 나는 그 당시 내가 일하던 곳이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도 알았고 하고 있던 일들이 이미 손에 익었음에도 익숙함에서 찾아오는 불편함조차 싫다고 생각이 들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확연하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