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성공의 조짐
성공? 성공이란 뭐지? 사전적 의미로는 목적하는 바를 이룸을 뜻하고 사회적으로는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는 직업이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이룬다. 이 말은 즉,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삶이란 말과도 같게 들린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일까?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 직전 겨울방학 때 그동안 모아 두었던 용돈을 가지고 마트에서 내가 가지고 싶었던 종류의 가장 큰 레고를 하루 만에 조립한 그 순간?
내 힘으로 번 돈을 허툰 곳에 쓰지 않고 다달이 모아두었던 적금이 만료되어 예금으로 전환한 그 순간?
그런데 이런 건 보통 '성공'이라기보단 '완성'이라고 한다. 자신의 내적 만족과 충만감을 기준으로 경쟁이 필요 없고 각자만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 내가 원하던 건 성공된 삶이 아니라 완성된 삶이었다.
그래서 게임도 승리로 끝나지, 성공했다 안 했다는 주어진 한 미션을 잘 맞췄을 때나 성공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주어진 삶이 미션이고 그 삶을 잘 맞췄으면 그게 비로소 성공이 아닐까? 그럼 우린 모두가 성공될 삶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고 나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공을 못 해봤으니 완성의 조짐으로 정정하겠다.
완성의 조짐
인생은 늘 될 것처럼 한 껏 부풀려놓고 모든 건 원래부터 안 되었다는 것 마냥 짓밟아 버리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많이들 역경과 고난 뒤에 행복이 드러난다나 뭐라나, 그런데 난 그 행복까진 잘 모르겠고 내가 원하던 완성이 드러나기 직전에 찾아오던 현상들을 몇 가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 예민함으로 발견한 의미부여일 수도 있고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기에 내가 이렇다 단정 지을 수 없을뿐더러 말해버리는 순간, 내 완성될 조짐의 현상들이 달아나 다른 현상들로 바뀔 수도 있으니 추상적으로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혼자가 된다.
-말한다.
-이름이 같다.
-비가 온다.
-그리고 다시 혼자가 된다.
자기 자리는 다 때가 있다고들 했던 가? 노력을 기반으로 비로소 얻어진 내 자리. 내가 느꼈던 그 시기는 늘 혼자가 되어서 어딘가를 향하게 되는데 그때 누군가를 만나 내가 지금 가는 곳이 어디고 무슨 일을 한다고 털어놓게 된다. 그런데 나는 원래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일이 잘 안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내 일이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내 일을 타인의 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성인이 된 이후부터는 친구가 내 일을 뒤늦게 알고 나중에 실망하게 될지라도 확신이 서기 전까진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고 혼자 결정하지만 무의식에서도 나 스스로가 알았던 건진 모르겠다. 그냥 말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에 나는 이미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멀쩡하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는데 이건 그 길을 향하고 있을 때 비가 약간 뿌리치다가 도착해서는 그 비 대신, 내 이름에 들어간 글자를 만난다. 예를 들어 내 이름이 ’ 도공’이라면 김’도’ 진이라는 사람이 날 도와주신다거나 건물 이름이 ‘공’ 감 빌딩이라던지… 그렇게 따지면 또 나만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게 이루어지진 않았던 거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걸 마칠 때쯤에는 결국 다시 혼자가 되지만 그 혼자가 되었을 때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만난 결과에서는 항상 나를 만족시켜 주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저 예민함에서 발견한 의미부여보다 목숨을 내놓고 싶을 정도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훨씬 더 많이 찾아와 분명 살고 싶은 날보다 죽고 싶은 날들이 더 많았기에 언젠간 다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럼 그땐 누군가 내게 “어제 인생을 포기하고 죽은 사람들이 가장 기다린 순간이 오늘이었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닌,
다시 태어난 거 같은 에너지를 바라는 나이가 되었 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를 미리 위로하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