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직 점안겔
눈이 둥글게 잘 깎였네요. 라섹 수술을 잘 해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다. 눈에 조금 이상이 생겨 ‘혹시?’하는 맘에 안과에 가면 종종 듣는 말이다. 그럼 울퉁불퉁하게 깎아놓는 경우도 있냐 하면 그런 경우도 왕왕 있고 또 회복 과정에서 그리 되기도 하나보다. 다행히 라섹 후에 내 시력은 근 10년째 1.0대를 잘 유지하고 있다. 수술 직전 -12정도로 안경 렌즈 없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거에 비하면 정말 혁명적인 일이다.
그래도 세상이 이렇게 순탄할 리 없으니...눈이 좋아져서 많이 쓴 탓인가 중학생 때 앓고 사라진 편두통의 횟수가 조금 늘었고 나 또한 안구건조증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겨울이 되면 건조증은 더 심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쩌억 소리가 나는 거 같다. 가습기를 써도 쉬이 해결되지 않는다. 당연히 일회용 인공눈물을 써왔다. 자기 전에 입술에 바세린 바르고 눈에는 눈물을 넣고 잠드는 것이다.
그러다 작년에 점안겔이라는 존재를 알고 여기에 정착하게 됐다. 훨씬 점도가 높은데 유지도 오래 되는 느낌이다. 덜렁이라서 일회용 인공눈물 한통 사면 반은 버렸는데 이 제품은 몇개째 잘 쓰고 있다.
둥글게 깎인 내 눈 둥글게 잘 굴러가려면 잘 관리해야지. 곧 노안이 올 나이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아침에 천장 무늬와 내 발끝을 볼 수 있는 삶을 최대한 만끽해 볼 일이다. 눈알도 둥글게 인생도 둥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