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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May 28. 2021

길게 썼는데, 매출이 난다 - 페이스북 장문 광고

SNS에서의 장문광고 사례 + 팁.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이하 FBIG) 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팁들이 나와서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도 잠시. 요 1년간 직접 기획해서 제작,집행한 FBIG 광고 사례 중 특이한 케이스가 있었다. 바로 사진에 장문 형태의 글을 붙인 광고물이다.

 SNS 에서 긴 글은 취약하다는 통념과는 다르게 (물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장문이 부쩍 늘었지만) 오늘 소개할 광고물들은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매출성과를 거둔 소재들이다.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지금도 제품 마케팅을 할 때는 계속해서 잘 써먹고 있는 포맷이기도 하다. 바깥에서 보신 분들 중에서는 "이 광고물 정말 잘 돼요?"라고 물어보기도 하셨는데, 그만큼 낯선 형태이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사례 1) 반려동물 식기 광고

 이 제품은 높이조절 기능과 아이들의 안정을 위한 가림막, 그리고 인테리어를 고려한 디자인을 소구포인트로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이 세가지 포인트를 중점으로 광고물들을 집행하다가, 체험단을 진행하셨던 분께서 연락이 와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줬다.

 우리 애가 기침을 자주 해서 나이가 들었나 했는데...그게 아니라 밥그릇이 낮아서 기침을 한 거더라고요.
 식기를 바꾸고 나서는 기침이 멎었어요


 생활 속의 몰랐던 불편함을 제품을 통해 해소한 가장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 들어 이 스토리를 장문형태로 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 못하는 동물의 몰랐던 불편함을 해소한 내용이니만큼 글 전체의 구조를 신경써서 기획했다. 사람의 입장과 동물의 입장이 대조되며 이 과정에서 식기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도록 작성했다.


 결과는?  제품 광고물  가장 높은 매출 성과를 기록했고. '제품을 사야   같다'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많은 업체들이 이 광고 구조를 따라 '미안해' '몰랐어' 등의 워딩을 활용하는 광고물들을 지금까지도 쏟아내고 있다. 자신있게 말하건데 반려동물 시장에서 그러한 메세지 구조를 갖춘 광고물은 이 광고가 최초일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시 이런저런 리소스 문제로 해당 광고물을 빠르게 영상화하지 못한 것인데, 당시에는 효율이 워낙 좋기도 했었다. 이후 몰랐던 사실->개선의 구조를 담은 광고물을 강아지 패딩/하네스 마케팅에서도 사용했고. 이 광고의 효율도 꽤 높았다.


사례 2) 여행 캐리어 브랜드 광고

 이 여행 캐리어 브랜드는 당시 회사에서 새롭게 도전해보는 상품 카테고리로, 회사의 기존 브랜드 대비 높은 가격대를 갖추고 있었다. 빠르게 유효 키워드를 찾는 것, 초기 구매자들에게 긍정적 후기를 끌어내는 것, 가격과 기능을 고려시 테크제품과 같은 리뷰형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 등이 초반의 집중 사항이었고 이에 맞춰서 영상/이미지 광고를 담당 PD분과 함께 제작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스튜디오 좋의 홈플러스 인스타그램 장문 포스팅이 화제였었고, 그렇다면 우리도 비슷한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단순한 발상에서 장문 광고를 작성했다. 즉, 사례 1이 아니라 이게 첫번째 시도다.


 사례1이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도출한 스토리라인이라면, 사례2는 내가 경험했던 스토리라인에서 시작했다. 새 캐리어를 마련한다는 건 여행에 대한 설렘을 동반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설레임을 제품 이미지와 함께 잘 전달한다면 좋은 성과가 나지 않을까?


 그래서 꺼내든 과거의 기억이 내가 친구들과 대학생 시절 암스테르담에서 프라하로 갔던 경험이다. 당시에 꽤 긴 여행으로 혹사당하고 있던 친구의 캐리어 바퀴가 부서지는 일이 있었다. 그걸 끌고 다니느라 친구가 꽤나 고생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돈 좀 더 주고 좋은 캐리어 살껄...하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파는 캐리어의 가격은 30만원대로 싸지는 않은 만큼, 월수입이 일정한 고객층이 우리의 타깃일 가능성이 높다. 모두가 마찬가지지만 학생 때는 체력은 있지만 돈이 없고, 직업인이 되서는 돈이 있지만 체력이나 시간이 없다. 그렇다면 지난 학생 시절의 여행 경험을 되새기며 이 캐리어를 바라보는 컨셉은 어떨까? 그렇게 나온 게 아래 광고이다.


캐리어의 기능은 지나치게 많이 설명하지 않고자 했다. 녹이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고 좋은 걸 써보니까"라는 문장에 은유적으로 담고자 했다.


결과는? 해당 브랜드 광고성과에서 top 3내에 드는 매출 성과가 나왔다. 댓글 반응도 다 좋았다. 제품을 갖고싶다는 댓글보다는 여행 기억을 되새기는 댓글들이 많았는데, 실제로 이 광고를 통해서 구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재밌는 포인트였다.


 해당 광고의 성과에 고무되어 두번째로 아래와 같은 장문광고를 썼고, 마찬가지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컨셉은 비슷하지만 광고가 표현하는 순간을 '캐리어를 받아본 순간'으로 포커싱했다.


사례 3) 식품 브랜드 광고

 이 브랜드는 냉동제품 브랜드로, 당시 대표 상품으로 내세운 냉동수육은 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이 치열하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맛집 블로거 + 요리만화 컨셉의 홈페이지와 상세를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고안하였고 마케팅도 여기에 맞춰서 "고기에 미치다"라는 페이지를 파서 운영했다.

 장문광고의 기획 과정과 형태는 사례 2)와 비슷하지만 자사몰의 컨셉과 씽크를 맞추고자 하는 게 핵심 포인트였다. 즉, 해당 광고물->상세->구매까지의 과정이 걸림 없이 이뤄지는 것을 좀 더 신경 써서 기획했다.


 대부분 구운 고기를 좋아하지만 수육에 대한 분명한 니즈 혹은 충성도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소개하는 느낌의 글이라면 어떨까? 보통 깊게 빠진 사람들은 자신이 이걸 왜 좋아하는지 설명하고 영업하려는 시도를 하니 그런 느낌을 담아보고자 했다. 그렇게 아래와 같은 광고를 썼고, 결과도 좋았다. 해당 광고가 상위권 매출을 기록했다.



마무리하며


 기본적으로는 '잘 써야' 하겠지만. 여기서 잘 쓴다는 것은 문장력이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감하거나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경험이 바탕이 되야 하고,
글의 화자의 입장이 명확해야 하며,
쉬운 문장으로 읽기 편하게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광고이니 만큼 반드시 상품의 포인트를 담아내야 한다. 

꼭 경험을 담을 필요는 없고 공감 가능한 좋은 스토리라인을 상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풀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팁을 드리자면, 장문이라고는 표현했으나 사실 a4용지 반장도 안되는 짧은 글이고, 때문에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때 뭐가 됐든 간에 쭉 한방에 끝까지 써내려가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상품의 소구포인트를 리스트업하고 각각의 소구포인트로 짧은 시놉시스를 작성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이러한 광고의 가장 좋은 점이라면? 일단 공수가 적게 든다. 필요한건 글쓰기와 추가 디자인 없는 공식/후기 이미지들이다. 성공했을 경우 판매를 전면에 내세운 구매전환 광고 대비해서 좀 더 진중하고 깊이있는 인상을 타깃에게 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매출을 내는 광고로서의 가능성은 FBIG 광고시스템이 판정해줄 것이다. 사례 1)에서 말했듯이 좋은 성과를 보이면 바로 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 형태라는 점도 좋다.

  FBIG에 대해 말이 많지만 이 시스템의 좋은 점이 그런 것 아닐까. 그 어떤 광고시스템보다 다양한 시도에 열려있고 그러면서도 얄짤없이 성과를 판정해준다. 이러한 장문광고는 마케터라면 한번 욕심을 내서 계속 써볼만한 포맷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글은, 우리 생각보다 아직 꽤 힘이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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