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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Jun 04. 2021

자사몰 할인 프로모션, 어찌하나요?(1)

20번의 프로모션 진행 후 정리한 것들

 커머스 업체 이직 1년차 때 가장 힘들게 느껴졌던 것 중 하나는 자사몰 할인 프로모션 진행이었다. 이전까지는 상세페이지와 광고만 신경쓰면 됐는데 프로모션은 상품의 양, 광고량, 들어가는 리소스 등 다뤄야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고 실패했을때의 리스크도 커서 걱정이 많았던 것이다.

 다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쉽다. 2019년에 담당 브랜드들의 첫 프로모션을 하고 난 뒤에 프로세스를 확립해 이제는 자사몰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거의 패턴화 되었다. 내가 얻었던 경험과 느낀 점 등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결국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고 참고 정도의 의미가 있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1.자사몰 프로모션은 어떤 컨디션에서 해야 할까?


 우리 브랜드가 자사몰 프로모션을 할 만한 상태일까? 왜 해야 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해야 하는 이유야 정해져 있다. 시즌 특수를 노리기 위해,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매출을 늘리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 경험치를 늘리기 위해 등등...경험 상 자사몰 프로모션을 하기 위한 컨디션은 아래와 같다고 본다.


a. 명확한 히트템이 있고 제품 수가 충분(10 이상)일때 
b.시즌 이슈를 포함, 대의명분이 존재할때.
c.신상품이 준비되어 있을  

 명확한 히트템이 있어야 할인이 붙었을때의 매출 증가폭이 크고, 제품 수가 충분해야 히트템의 매출과 연동돼 전체 매출을 올릴 수 있다.(경험상 프로모션 매출의 2~30%는 이 제품들이 채워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프로모션 후 매출의 하락을 어느정도 방지해줄 수가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의명분이 있어야 (ex. 여름맞이 특가세일 / 1년에 단 한번 감사제) 기획전 전반의 플로우와 설득력 있는 광고소재를 제작할 수 있고 클릭율과 구매전환율 상승에 기여한다.


판매량이 아주 높진 않지만 후기가 좋은 제품들을 '숨겨진 꿀템' 컨셉으로 진행한 사례


  c는 필수조건이라기보다는 있으면 좋은 조건인데, 프로모션 이후는 어찌됐건 트래픽과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일시적인 감소일 수도 있지만 프로모션 직후에는 지금의 하락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새로운 트래픽과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신상품이 프로모션 이후 나와줄 수 있다면, 브랜드의 텐션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나는 아직 제품 수가 10개 미만인 브랜드들은(좀 타이트하게 잡아보면 5개) 프로모션으로 매출을 만들기보다는 제품개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충분한 상품이 확보되고, 좋은 매출 케파를 가지는 상품이 나왔을 때 프로모션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 자사몰 프로모션은 어떤 형태로 하는 게 좋을까?

 
내가 진행해봤던 자사몰 프로모션은 크게 세가지 형태였다.


a.제품의 일부만 테마전으로 진행하는 형태 (ex. 여름 히트템 특가세일)

b.브랜드 제품 전체를 진행하는 형태(ex. 브랜드데이)

c.전제품 대상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형태(ex.설 특집 쿠폰)


 a 경우 제품 수가 많다면 적절하게 묶어서  1~2 정도는 고려해보는  좋다고 생각한다. 프로모션을 자주 하면 브랜드의 힘이 빠지지 않아? 라고 하지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일부의 상품만 가지고 이뤄지는 작은 프로모션은 이런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이렇게 진행을 했다.

3월 랜덤할인 : 매출 2~4위의 제품군을 묶어서 '랜덤 선택 컨셉'으로 할인
5월 가정의달 할인 : 매출 1위 제품과 그 외 제품을 컨셉에 맞게 묶어서 할인
6월 쟁여놓기 할인 : 재구매 높은 제품들 5종을 묶어서 할인
7월 여름 맞이 할인 : 여름 시즌 제품들 5종을 묶어서 할인

 더군다나 전 제품이 아니라 일부만 묶어서 진행하는 컨셉전이라면 브랜드의 매출이나 트래픽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운영이 가능하다.

프로모션 진행 당시의 주차별 매출 그래프, 별도 표시한 주가 a형태의 프로모션 진행 주이다.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하락이 없을 수는 없으나 이는 프로모션으로 인한 매출 상승에 따른 상대적 효과일 뿐, 본질적으로 무너지는 매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단, 이 경우에도 최소 중박템 정도는 들어가줘야 프로모션의 매출을 담보할 수 있다. 저조한 제품은 저조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할인을 붙여도 웬만해서는 흥하지 않는다. 

 a의 경우 광고는 루틴한 수준에서 하면 충분했다. 카톡플친 등을 활용한 메세지 발송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겠지만 뒤에 설명할 b와 같이 대규모의 광고집행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물론 이것도 각 프로모션의 기대값에 따라 다를 것이다.

  b의 경우 연 1~2회만 가능할 것이다. '잦은 프로모션은 브랜드를 망친다'고 할때의 프로모션은 이 형태인 경우가 많다. 모든 제품에 다 파격적 할인이 붙고 올해 단 한번 등의 수식어가 붙는 프로모션이 이런 형태이다.

 이런 프로모션들은 잘 짜면 거의 1개월치의 수익을 가져오지만, 또 그만큼 후유증이 크다. 이런 프로모션은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제품 파트와 논의해서 신상품 계획을 잘 짜줘야 한다. 대형 프로모션은 진행됐는데 2개월 내에 신상품이 없다? 정말 별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트래픽/매출 회복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행사들. 많이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

 이 경우는 광고의 운영에 있어서도 2단계로 가는 것이 좋다. 예고광고->본광고 형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사몰 내에서도 공지나 팝업, 전체배너의 형태로 '곧 대형 프로모션이 시작된다'라고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배신감 (샀는데 세일때리네!)을 주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서고, 두번째는 제한된 시간동안 전력을 쏟아붓는 대형 프로모션의 특성 상, 도달률을 최대로 올리기 위함이다. 예고 없이 그냥 당일부터 본광고만 해서는 충분히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어렵다. 또, 이때 트래픽/콘텐츠조회 등의 비교적 싼 광고를 통해 획득한 유입들이 당일이 되면 꽤 많이 구매전환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반려동물 브랜드 '페스룸'의 사례인데, 꽤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c의 경우 가장 리소스가 적게 들면서도 좋았던 프로모션인데, 전제품 할인되는 쿠폰을 발급하는 프로모션 형태이다. 이 프로모션은 주로 긴 연휴때 사용하고 있다. 처음 시작하게 됐던 가설은 되게 심플했는데, 명절과 같은 연휴때는 cpm단가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일 것이므로 공격적으로 할인을 붙여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였다.

실제 진행했던 쿠폰 프로모션 중 하나. 이런 형태로 꽤 많이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cpm은 낮아지지 않았지만 성과 자체는 훌륭했다. 연휴 기간에 광고비를 줄이지 않고서도 매출은 1.5~2배 가량 달성할 수 있었고 ROAS도 쿠폰 할인금액을 염두에 두더라도 400-500%대로 높게 나왔다.


 다운로드 쿠폰을 붙여서 운영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연휴기간에 담당자들의 리소스를 줄이고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마지막 날 미사용자를 묶어서 쿠폰 사용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이벤트 페이지 하나만 파놓으면 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 경우는 a와 같은 정도의 수준으로 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3.할인 프로모션은 정말 브랜드를 해치는가?


 여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결국은 어떤 컨디션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상품 수가 하나밖에 없는데 그 제품을 월마다, 분기마다 한다면, 혹은 전략 없이 무작정 매출을 잡겠다고 프로모션을 죽어라고 하면 브랜드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품 수가 수십가지인데 몇가지 제품들을 묶는 프로모션을 월마다 하고, 대규모 프로모션을 해마다 한다고 해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두가지 포인트인데, 하나는 정말 웬만큼 큰 곳이 아니라면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신규고객이 우리가 이미 도달한 고객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브랜드를 체험하고 즐기고 충성도를 높이는 데 있어서 적절한 할인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평소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내가 원하는 가격에 구매했을때의 기쁨은 모두가 느껴봤을 것이다. b2c브랜드라면, 그런 재미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실무적인 부분 (효과 있었던 광고 포맷 / 체크리스트 등) 및 미처 다 적지 못한 부분들은 다음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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