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매율에 대한 짧은 생각들
1.재구매율이 높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브랜드들이 자신의 실적으로 '재구매율 00%'라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사실 이 재구매율이라는 개념은 생각보다 여러 개념이 혼재돼 있고, CRM과 마찬가지로 대형플랫폼 위주의 방법론이 많아 어떤 재구매율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고. 그 중 우리 브랜드는 어떤 형태인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2.일단, 재구매율을 얘기할때의 재구매란 보통 아래 두가지 경우가 존재한다.
a. 샀던 제품을 또 산다.
b. 제품 상관없이 우리 몰에서 다시 구매한다
a형이 베스트인 것처럼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b형의 제품도 정말 많다.
통상 '우리 제품의 리텐션' 등의 이야기를 할 때는 a형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고,
쇼핑몰 재구매를 이야기할 때는 'b'의 유형이 많다.
결국 어떤 사업이냐에서부터 챙겨야 할 재구매 유형이 달라지게 된다.
3. 우리 제품이 반복구매할만한 제품이라면 (식품,소모품,화장품) a의 개념에서 재구매를 측정해야겠지만, b와 같이 굳이 여러번 살 필요가 없는 제품이라면 아무리 푸쉬를 하고 제품을 잘 만든다 해도 그 제품을 바로바로 사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보통 브랜드를 만들때 많은 사람들이 "재구매 가능한 제품으로 해라"라고 하면 애시당초 해당이 안되는 카테고리들은 막막해진다.
4. 때문에 일단 내가 목표로 하는 재구매의 유형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게 좋다. a의 유형이고 재구매할만한 제품의 퀄리티를 갖췄다면 런칭 2~3개월 쯤부터 반드시 다시 사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예 없다면, 제품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첫구매자들은 이미 지불의사가 충분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비싸다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제품 사용에서 만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재구매 유도 마케팅과는 별개로 제품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5. b의 유형이라면 동일제품의 리텐션을 끌어올리는 것 보다는 빠르게 신제품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경험이 좋았고, 다음 신제품이 타깃이 좋아할만한 후속작이라면 런칭 시 진행되는 CRM 등에서 b 유형의 리텐션이 유의미하게 발생할 것이다.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나 컬러 배리에이션도 필요하다.
6. 사실 사업적으로 a유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세상의 모든 재화가 그런 형태일 수는 없다. 경험 상 a유형의 특징은 비교적 객단이 낮고 / 원가가 저렴한 제품군들이 많았고 대신 b유형은 객단 높고 원가도 높은 제품군이 많았다. 그래서 b 유형은 필연적으로 재고의 부담을 a유형보다 많이 지게 되는데, 역으로 또 그만큼 좋은 객단가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좋다.
7. 이러한 재구매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은 코호트 분석 방식이다. 첫 구매 시점이 같은 사람들을 묶어서 해당 그룹의 재구매 주기를 체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24년 8월에 구매한 사람들 그룹. 2024년 9월에 구매한 사람들 그룹으로 묶으면 이들이 어느 시점에 대략 재구매가 발생하는지 그 추이를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코호트 분석을 보고 있으면 다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c.실제로 첫 재구매가 발생하는 주요 시점
d.반복구매하는 충성고객들조차도 이탈하는 시점.
8. 이런 정보들을 보고 있으면 상품 구매패턴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얻기 좋다. 예를 들면 식품의 경우, 내 경험상 매우 많은 사람들이 첫구매 후 2주 내에 첫 재구매를 결정한다. 받아보고 만족스러우면 추가로 쟁여놓는 액션을 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재구매 알림을 보내는 게 아니라 가입때 쿠폰을 두장 주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첫구매만 할인가를 파격적으로 줘볼까? 등등.
다만 이러한 코호트 정보는 카페24같은 솔루션에서 제공하고 있진 않다. 주문데이터를 엑셀로 받아서 수기로 뽑거나 + 라플라스 애널리틱스 같은 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하면 쉽게 뽑아볼 수 있다.
9.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보통 '재구매율'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결국 첫구매가 있어야 재구매의 볼륨도 같이 늘어난다. 그런 면에서 재구매액이 실제로 늘어나는지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재구매가 유지/증가된다는 가정 하에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e.첫구매가 줄어들고 재구매가 유지 / 증가
-> 재구매율은 증가하지만 곧 전체의 볼륨이 줄어들게 된다.
f. 첫구매는 늘어나고 재구매가 유지/증가
-> 재구매율은 줄어들지만 전체의 볼륨이 늘어난다
e에서 재구매율이 높고, f에서 재구매율이 낮으니 나쁘고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재구매율이란 결국 재구매 수치 / 첫구매 수치의 값이니. 각각의 볼륨이 실제로 늘어나는지를 보는 것이 특히 초기단계에서는 정말로 중요하다.
10. 첫구매를 늘리는 행동 없이는 재구매의 확대도 없다. 재구매만을 갈고 닦는 것은 효율 증가를 만들어 주겠지만 볼륨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애시당초 두가지가 같이 가지 않으면 브랜드란 유지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a유형이라면 재구매 주기와 비중이 파악됐을때는 적극적으로 신규구매 획득에 나서야 하고. b유형이라면 기존 제품을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치까지 신규판매하고, 1년 내에 신제품을 몇개 정도 만들어야 할지 준비하는 것이 브랜드에 대한 리텐션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정석의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