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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Jul 14. 2019

after KNYC 2019 (3)

대회 당일의 풍경과 향후 과제들

*이번 후기는 지난번 같이 실무적인 내용보다는 해프닝들과 에피소드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호칭에 있어 경어를 제외하고 기술되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번 대회가 호텔에서 열린 관계로 금요일부터 숙박하면서 대회 최종 준비를 하기로 했다. 집에서 준비하고 나가는데 협회장 현웅이에게 전화가 왔다. 대회 준비가 시작된 이후로 현웅이가 카톡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면 (혹은 그 반대로 내가 현웅이에게 연락을 하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는데, 이제 엔간한 것은 다 끝났으니 별 일 있겠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다. 


현웅 : 형 현수막이 왔는데 이상해

나 : ????

현웅 : 이거 백월 현수막 같은데 다 접혀서 조그맣게 왔어

나 : 아냐... 그거 엑스배너 현수막 아냐?

현웅 : 아닌데... 트럭으로 왔는데

나 :


 지난 회에 이야기했지만, 백월 현수막이 8mx4.5m의 거대한 크기다. 거기다가 이걸 무봉제로 했기 때문에 원래 제작 쪽과 이야기를 한 것은, 접으면 무봉제로 한 것이 의미가 없으니 지관통 4.5m짜리에 돌돌 말아서 받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오토바이 퀵이 아니라 트럭 용달도 부르고 현웅이는 호텔 가서 4.5m 길이 통으로 들여보내야 하니까 협조해달라고 하고 난리를 쳤는데


접혀서

트럭 하나로

온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다행히 결과물엔 지장이 없었다! 무봉제로 한다고 해서 접는 자국이 아예 없는 게 아니라 봉제선이 없는 것만으로도 훨씬 깔끔한 백월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등골에 식은땀이 났다. 이러면 무봉제로 한 의미가 없는데?... 꾸깃꾸깃해져서 백월이 안 펴지면 어떡하지? 이렇게 온 이유는 다른 건 아니고.... 지관통이 3m를 넘어가는 건 없다고 한다 ^.ㅠ 중간에 약간의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있었다고.


설치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행히!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심지어 현장에 있던 현웅이랑 종기는 트럭이 멀리서 서는 걸 보고 4.5m짜리 지관통을 내려야 하는데 왜 멀리 세우냐며 트럭을 더 가까이 오라고 했고, 배달해주신 기사님은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트럭을 몰고 와서 현수막 작은 꾸러미 하나를 주고 가신 것. 기사님께서 '이걸 뭣하러 트럭으로 불렀어요'라고 말씀하신 것과 호텔 관계자가 '지관통 어딨어요?'라고 찾은 것은 덤이다.


 그 외에 작은 문제가 몇 가지 있었는데, 대회 결과를 집계하고 프린트하는 노트북이 프린터랑 연결이 안돼 몇 시간 정도를 웅철 형이 고생하셨다. 결국 내가 가져온 노트북으로 집계하기로 하고, 웅철 형 노트북은 음원 재생 노트북으로 변경. 첫날은 그렇게 해프닝 끝에 백월과 스폰서 현수막을 설치하고, 부스 입점 업체들의 부스 설치 및 심판석 / 집계 시스템 정리 후 마무리했다. 


 현수막이 다 제대로 설치된 걸 보니 대회가 내일이라는 게 더 실감 나기 시작! 조명 체크를 간단히 해보니 작년보다 눈뽕 (조명이 눈에 직사 돼 요요 컨트롤이 어려울 정도로 잘 안 보이는 것) 도 덜하고 좋았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무대 재질이 딱딱한 형태가 아니라 오프스트링 선수들이 조금 고생하겠구나 싶은 정도?... 실제로 올해 대회에서 오프스트링 선수들이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세팅을 모두 마치고 웅철 형, 현웅, 민섭, 빌모스와 인근 맥주집에서 가볍게 맥주를 한잔 하고 돌아왔는데 방 하나가 에어컨이 안 나와서 옮기는 문제 등도 있어서 현웅이는 늦게까지 호텔 측과 얘기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첫날! 이날은 예선전을 치르는 날이다. 


오전 9시


 통상 입장시간은 10시 내외이지만, 스텝들은 이보다 1시간 정도 빨리 모여서 대회장을 미리 점검하고 필요 사항들을 체크한다. 물론 전날 준비사항 때 웬만한 것들을 다 체크하지만 그래도 이벤트란 게 어찌 될지 모르므로... 조명, 음향, 부스 배치와 심판석 상황 등을 사전 체크하고 현장 접수 테이블을 설치했다. 이번 대회 스텝과 역할, 그리고 배경을 정리해보면 대략 이렇다


문현웅 : 전체 운영을 책임. 호텔 측과 필요한 사항들 커뮤니케이션하여 정리.  계속 현장 상황 보면서 필요한 행동 스텝들에게 요청. 
 현웅은 전업 공연자의 삶을 살고 있으며, 현재 2년째 요요협회 회장 역할을 적극적으로 잘 해나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인덕을 갖춘 사람이며, 대회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 사람이다.


신영권/한민섭 : 무대 진행 + 대기선수 공간 관리
영권은 가죽공예와 재봉을 하는 자영업자. 민섭은 현재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영권은 근 8년여 가량 전국대회 MC를 진행했고, 민섭은 3년 전부터 MC에 합류했다. 각기 다른 스타일로 대회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윤종기 : 심판 + 대회 종료 후 입상자 대상 시상품 정리 및 시상식 보조
종기는
요요샵 와이제이요요클럽의 대표로서, 전국대회 3회 우승선수이기도 하다. 심판, 스텝, 스폰서 세가지의 역할을 놀라울 정도로 멋지게 해내줬다. 현재 커뮤니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추고, 또 그 영향력을 어떻게 잘 쓸지 항상 고민하는 인물이다.

신웅철 : 심판 + 대회 결과 집계
웅철형은 요요샵 요앤조이를 15년 넘게 운영하고, 협회장을 10년 이상 역임하며 요요 커뮤니티를 긴 시간 동안 유지하고 이어온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분이다. 아마 웅철형과 요앤조이가 없었다면 지금 성인 회원들 대부분이 지속되지 못했을 것이다. 협회장 임기 만료 이후에 심판진 리더로서 많은 일들을 진행해주고 계신다.

조문수 : 심판 + 대회 결과 집계
 직장인 문수는 매년 칼같은 판단과 똑 부러지는 일처리로 심판진과 대회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국대회 우승자이자, 요요팀 '썸띵 바이 요요 애딕티드'의 팀원이기도 하다. 근무지가 경상권인데, 중요 이벤트마다 주말 기차를 타고 올라와 참여하고 도와주는 열정적인 요요인이다.

이수현 : 대회 본선 사진 촬영
수현이 대회 후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올리면, 대회 참가자들의 SNS 프로필이 바뀐다. 프로 수준의 퀄리티를 갖춘 사진을 매년 대회에 제공해주고 있다. 충청권에서 근무중이고, 바쁠 텐데도 짬을 내 이번에도 대회 사진 촬영을 진행해줬다.

한강 : 대회 본선 사진+영상 촬영
사진-영상을 오고가며 좋은 결과물을 대회 후 선물로 남겨주는 강이는 영상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커뮤니티의 많은 클립비디오들이 강이의 손을 거쳤다.

설은기 : 대회 공식 영상 촬영 + 유튜브 라이브 진행

대회 영상을 책임지고 있는 은기는 작년부터 공식 촬영-편집-업로드 뿐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까지도 진행해주고 있다. 방송계에서 편집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실력을 매년 커뮤니티를 위해 발휘 중. 

조민규 : 심판 +현장접수 관리 및 장내 운영
이선권 : 장내 운영 + 음원 재생

차담대 : 심판 + 장내 운영

유원준 : 심판 + 장내 운영

올해 성인이 된 민규와 선권, 담대는 기꺼이 이번에 대회 스텝으로 참여해줬다. 요요크래프트 멤버인 원준은 현재 군생활 중인데도 휴가를 내서 대회 업무에 참여해줬다. 민섭과 더불어 앞으로 협회를 끌어가야 할 멤버들 중 하나.

김진 : 장내 운영 + 음원 재생
진이는 야근과 잔업이 수시로 일어나는 바쁜 회사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짬을 내서 스텝으로 참여해주고 있다. 음원 재생 업무 뿐 아니라, 심판 업무까지도 가능한 전천후 스텝.
 
병준 : 심판업무 및 장내 운영

찬영 : 심판업무 및 장내 운영
병준과 찬영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고등학교 요요 동아리에서 요요를 시작했다. 병준은 요요 브랜드 '요요 크래프트'의 사장으로서 스폰서 뿐 아니라 심판 업무에 참여해줬고, 대회의 운영에 있어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찬영은 매 대회 시즌마다 꾸준히 커뮤니티에서 디덕션 심판 (감점 체크 심판) 으로서 역할을 묵묵히 해내주고 있다.


문현웅 회장은 계속 이렇게 돌아다니며 필요한 사항을 체크하고 진행한다 (사진 이수현)

 다행히 올해는 호텔에 거금(!)을 주고 빌린 덕에 인력지원을 해주셔서 스텝이 저 정도 인원만으로도 충분했다. 호텔이 웬만한 일들 - 물건 나르고 청소하고 정리 정돈하는-을 다 알아서 진행을 해줬기 때문! 그게 아닌 공간에서는 저 인원으로도 손이 부족한 경우가 정말 많다. 

 이번에 느낀 것은 꼭 호텔의 인력 지원이 아니더라도, 공간이 넓으면 동선 정리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 오히려 공간이 좁으면 그 좁은 내에서 효율적인 동선을 고민하느라 더 엉키거나 손이 많이 가는 경우가 많다.


10시~11시


 10시부터 선수 및 관람객 입장이 진행된다. 올해는 관람 티켓도 사전 예매를 진행했기 때문에 접수처에서 입장용 팔찌와 브로셔, 행운권을 받아서 입장하는 동선으로 짜였다. 현장 구매의 경우 현금결제나 계좌이체만 가능해 약간의 문의가 있었는데, 이 부분은 내년에 별도의 팝업을 만들어서 안내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대회 접수처에서 위와 같이 명단 확인 후 입장권/리플릿을 배부했다. (사진 이수현)

 

 참고로 선수 등록 + 관람객 수를 합하면 이미 200명을 초과한 상태! 기대했던 결과보다 좋아서 상당히 고무적이었는데 생각보다 관람객들이 일찍 오질 않아서 나를 포함한 스텝들이 매우 불안해했다. 이러다 100명도 안 오면 어쩌나...ㅠㅠ 결과적으로 사전 구매하신 관람객분들의 80% 이상이 왔지만, 모든 분들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서 오시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 스케줄을 좀 더 일찍 안내하는 것이 아마 초반 모객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대에서 바라본 대회장 전체 풍경 (사진 이수현)


 10시 반 경에 신영권/한민섭 두 명의 MC가 간단한 대회 소개를 하고, 심판진들을 소개한 후 대회가 진행됐다. 추첨에 따라 예선전 순서는 종목별로 1A 1부 -> 4A -> 2A -> 3A ->5A ->1A 2부로 정해졌기 때문에 이 순서에 따라 11시부터 예선전이 시작됐다.

 올해 대회의 특이한 점이라면 부스가 장내에 같이 있다는 것인데, 덕분에 대회장이 적정한 밀도로 잘 운영됐다. 관람객들이 안팎을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뒤에서 브랜드들의 부스를 보고, 대회도 같이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걱정했던 구성이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 볼 만한 배치라는 생각을 했다.

대회장 스폰서 부스. 업체들이 참가하여 판매 및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 이수현)


11시~17시

예선전 시작 전에 선수들은 대다수 장내에 있지 않다. 어디선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시간 공지 및, 예선전을 앞두고 자신이 참가하는 종목 순서가 됐음을 스텝들이 고지해줘야 한다. 올해 같은 경우 시간을 다소 소요하더라도 종목 진행 전에 스테이지 체크 (사전에 무대 올라와서 선수들이 컨디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테이지 체크 부분은 향후에도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


종목 시작 5~10분 전에 장내 공지 및 스텝의 구두 전달을 통해 선수들이 대기석에 앉도록 안내한다. 대기석에서는 요요 연습은 금지되며, 원하는 선수는 잠시 대기석을 벗어나 연습을 짧게 하고 오는 것은 가능하다.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4A 종목 선수들 (사진 이수현)


종목별 경기 중간중간, MC들의 진행을 통해 이벤트 게임들이 진행된다. 이 파트는 KNYC만의 정체성 그 자체인데, 요요를 전혀 하지 못하거나, 초심자이더라도 대회에서 상품이건, 즐거움이건 뭔가를 얻어갈 수 있게 하자는 목표로 진행된다. 올해 양일간 진행된 이벤트 게임들은 아래와 같다


행운의 줄 뽑기

일종의 럭키드로우(행운권 추첨). 줄 묶음 중 하나에 요요를 연결해놓고, 관객들이 선착순으로 올라와서 줄을 뽑는다. 요요가 연결된 줄을 뽑으면 그 요요를 가져가는 추첨 행사.

행운권 추첨 

랜덤번호가 적힌 행운권을 입장 때 배부했고, MC들이 번호 중 하나를 랜덤으로 돌려서 부르면 해당 번호의 행운권을 가진 사람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너의 SWAG을 보여줘 

MC 신영권 님이 고안한 이벤트 게임. 인싸 선글라스로 소문났던 2d 선글라스를 상품으로 걸고, 짧은 시간 내에 스웩 넘치는 기술을 보여주면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


학부모 롱슬립 콘테스트

2015년 이후 학부모 관람객이 늘어나면서 도입된 이벤트이다. 요요에 능숙하지 않은 학부모 분들을 무대로 모셔서 롱슬립 (요요를 밑으로 강하게 던져서 공회전시키는 기초기술) 대결을 펼친다. 가장 오래 요요를 돌린 분이 승리! 특히 올해 걸린 상품의 액수가 어마 무시하여 (몇십 만원대의 요요) 1등 하신 아버님과 아들은 기쁨의 포옹을...^^;

기쁨의 포옹!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사진 이수현)

한국 레코드 2019 - 아이언 휩

원래 스포츠 디비전이라는 종목이 있었다. 규정된 기술 열몇 가지를 2번의 기회 내에서 가장 많이 성공하면 되는 종목인데 이 종목이 무대에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요즘 선수들에게 인기 있는 것도 아닌 데다가, 상시 자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인력부족 상 해당 게임을 폐지했다.  대신에 도입하게 된 것이 이 한국 레코드이다. 매년 한 가지 기술을 정해서 그 기술을 가장 많이/오래 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 올해의 경우 '아이언 휩'이라는 기술이 선정됐고, 대회 전체 일정이 끝난 후 나이트 게임 때 진행했다. 이 종목은 치열한 경쟁 끝에(...) MC 신영권 님이 1등을 차지했다. 


그 외에 매년 진행했던 롱슬립 콘테스트 등을 진행. 12분 42초를 최고 기록으로 마감됐다.


대회의 마지막 공식 이벤트. 요요를 가장 오래 돌린 사람이 우승하는 롱슬립 콘테스트 (사진 이수현)


 이번 대회의 경우 경기 운영이 원활하게 잘 진행돼 예상했던 시간보다 예선전이 빨리 종료돼, 남는 시간에 스폰서 부스로 참여한 요요 리크리에이션의 팀원들 공연을 진행했다. 팀 쪽에서 흔쾌히 협조해줘서 타쿠마 하카마타, 미즈키 타키모토 등의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프리스타일을 knyc에서 짧게나마 보여줄 수 있었다. 다만 내가 든 생각 하나는... 일본 선수들도 연습 안 하면 실수하는구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8시

치열했던 예선전 결과를 이때 발표한다. 가장 참가자가 많은 원핸드 부문은 총 15인, 나머지 부문은 퍼센티지에 따라 4명부터 12명까지 다양하게 배정이 되는데 정말 다들 혼신을 다해 준비했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니만큼 예선 발표에 따라 울고 웃는 일들이 허다하다. 


19시~24시

대회장소가 호텔이니만큼 대회장 강당을 첫날은 밤 12시까지 대관해 선수들이 자유롭게 연습/교류하고, 가벼운 이벤트들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재작년에 이런 시도를 처음 했었는데, 생각보다 사용인원이 적어서 당황했었고 올해도 사용량이 적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올해는 많은 선수들이 남아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갔다.

넓은 공간에서 여러가지 교류 / 연습 / 이벤트를 밤 12시까지 진행했다 (사진 이수현)

위에서 언급한 한국 레코드라던가, 즉석에서 상품을 걸고 진행하는 미니게임 등이 진행됐고 내일 본선 진출하는 선수들 중 일부는 자리를 잡고 12시까지 쭉 연습 후 행사 종료 후 돌아갔다.


둘째 날


둘째 날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첫째 날보다는 덜 들떠있는데, 전날에 예선이 한번 치러진 상태이고, 본선 진출자나 관객들이 선수 경기를 위해 집중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렇다. 때문에 사실 둘째 날은 정말 일적으로 할 이야기가 많지 않다. 본선 운영에 거의 모든 스텝의 역량이 집중된다.


 뒤에서는 업체들의 부스 운영이 계속 이뤄지고, 스텝들이 집중하는 부분은 입장 통제와 (입장권 확인, 통로 적체 해결) 심판진 쪽의 집계 정도이다. 특히 KNYC의 집계 시스템은 사람 부족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만들어진 체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대회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종료 이후 1시간 내로 모든 결과를 바로 뽑을 수 있고, 지금까지 오류도 거의 없었다.

대회 집계 및 음원관리를 진행하고 있는 신웅철 / 김진 협회원

 평준화 수식이 잘 적용된 엑셀 시스템이 한번 마련되고 나니, 심사표 취합 후 제대로 입력만 하면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안병국 님과, 조문수 님, 신웅철 님의 기여가 정말로 크다. 


어제의 예선 순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단 원핸드를 제일 마지막으로 해서 4A->2A->3A->5A->1A 순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본선에 대한 자세한 평가들을 하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이 아니고, 또 개별 선수에 대한 리뷰는 별도로 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았다.


다만 전체적인 인상 평을 남기자면, 정말로 스타일이 많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 정도의 내셔널 콘테스트가 아닌 이상, 이 정도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경기는 적다고 생각한다. 동남아 권역의 내셔널들은 대부분 규모의 문제 때문에 다양성이 확보되지가 않고 우리랑 큰 규모라고 한다면 중국/일본/미국 정도인데, 중국은 아직 그 정도까지 다양하지가 않다. (물론 일본/미국은 탑 마켓이니 아예 어나더 레벨이지만)


본선 진출자들의 사진 중 일부 (사진 이수현)

 기술점 70 / 퍼포먼스 30의 룰의 폐해가 정말 심했던 때가 있었다. 하나같이 다 스피드 콤보에 기술점수에 포커스를 둔 일관된 스타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 나라를 봐도 대회의 재미가 정말 바닥을 기던 시절도 있었는데, 룰이 조금씩 바뀐 뒤로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물들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


 대회 당일에 몇 가지 자잘한 이슈들이 있었으나,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문제없이 대회 공식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 어떻게 보면 급박하게 준비하여 진행된 대회였는데, 그간 노하우도 많이 쌓여있었고 협회원들 모두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 덕에 큰 문제없이 끝났다. 아래는 대회에 대한 지극히 내 개인적인 감상 / 생각들이다.



울고 웃는 선수들을 보며


요 몇 년간 가장 인상적인 대회장 풍경이라면, 예선전과 본선전 결과 발표 때의 풍경일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자기 성적에 따라 울고 웃는다. 이런 풍경은 꽤 최근의 모습이다.

사실 옛날에 규모가 작을 때는 KNYC의 분위기는 대회라기보다는 그날의 축제 / 이벤트의 의미가 더 강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고 요요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정규 종목 진행 시의 분위기는 매우 진지해졌다. 1년 동안 준비한 대회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해온 사람들은 선수들이 울고 웃고 집중하는 이러한 분위기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어색해하기도 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1A 부문의 본선 진출 / 입상자들. 이들이 지금 한국에서 요요를 제일 잘하는 16인이다 (사진 이수현)


 요요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게 올림픽도 아닌데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고 특히 올드 멤버들은 요요에 전심전력한다는 걸 약간 부끄러워하는 복잡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이건 취미일 뿐인데, 내 인생을 결정하는 것도 아닌데 

여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너무 한심해 보이지 않을까 

혹은 너무 사람이 치졸해 보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었나 싶다. 물론, 너무 자기감정과 결과에 집중해 매너 없이 굴었던 선수들이  옛날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크다.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다고 대회장을 박차고 나간다던지 경쟁상대에게 거친 발언을 한다던지. 등등) 물론 나이 든 멤버들도 지금은 다들 잘 알고 있다. 이게 취미일지라도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이런 취미나마 있는 삶이 얼마나 덜 팍팍한지를 말이다.


 물론, 그냥 단순히 슬퍼하거나 낙심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태도들이 있다면 나는 그런 행동들은 배척받고 비판받아 마땅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그게 10대 선수일지라도 말이다.  그런 일종의 약속된 매너들을 지킬 수 있도록 강제하는 분위기를 커뮤니티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회의 룰은 어디까지 다듬어야 할까?


 그러나 선수들이 낙심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경기의 룰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지금의 요요 경기 룰은 문제가 있다. 이 룰이 정말로 요요를 잘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방식일까? 여기에 대해서 모두가 회의적이다. 그 해에 1위 한 사람 말고는 모두가 각자 다 자기가 우승할 만했다고 생각한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니다, 외국 선수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산다. 그런 생각이 잘못됐거나 나쁘다는 게 아니다. 뭔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이다.


 요요를 잘한다고 하는 점에 대한 생각이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고난도의 기술을 그냥 쭉 완벽하게 성공시키면 그게 요요를 잘하는 걸까?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 의견을 존중한다.

사진 이수현

 그러나 나는 프리스타일이라는 방식을 대회가 택한 이상 요요를 잘한다는 건 결국 무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들을 얼마나 잘 '구성'하여 관객에게 어필하느냐 하는 공연의 성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로만 실력을 따질 거면 아예 기술만 보는 콘테스트나 부문이 있어야 할 것이다. 2천 년대 초반의 기술 채점식 예선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들은 트릭과 퍼포먼스의 심사 비중을 50/50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 그저 내 의견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는 게 가능할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회, 경쟁이라는 방식을 택한 이상 순위 결정은 불가피하고 지금의 클리커 기반 룰은 현재 조건에서 그나마 객관적으로 선수의 실력을 수치화할 수 있는 룰이다.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방식들-PE와 같은 10점 내에서의 주관적 채점 / 투표방식-등은 한 국가의 내셔널이나 국제대회 순위결정전으로 진행하기에는 더 정밀하지 못하고, 더 문제가 많다.


사진 이수현


 심판진의 수준을 높인다면 어떨까? 나는 그것 또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대회 심판의 수준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항상 말이 나온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요 근래 더 심해져서, 나는 도대체 결과에 대해 말이 안 나온 대회를 근 5년 동안 본 적이 없다. KNYC도 현재 조건 하에서는 최고의 심판진이다. 심지어 올해는 외국 심판까지 참여했다. 그런데도 매번 결과에 대한 코멘트들이 따른다.


사진 이수현

조금 객관적으로 떨어져서 생각한다면, '연기'를 주요 요소로 보는 스포츠가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피겨 스케이팅, 체조 등등.... 그런 고도의 올림픽 종목에서도 심사의 적절성은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더 완벽한 심사 룰과 더 완벽한 경쟁을 이야기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건 끝이 없는 논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만족하여 '이거다!'라고 하는 룰은 아마 1백 년이 지나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더 정확하고 더 정밀한 심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요요를 하는 친구들이 즐길 수 있고, 자신의 시간을 인정/보상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와 이벤트들을 마련해놓는 것이다. 요요를 잘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경쟁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과, 경쟁을 통해서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진 이수현


 반드시 전국대회 상위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연습시간과 스타일을 존중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나이 들어서까지 요요를 지속하는 선수들은 다 나름의 답을 개인적으로 찾아냈다. 나의 경우 20대 중반에는 공연이 그 답이었고, 지금은 직장인으로서의 욕심이 답이 되었다. 결국 각자가 알아서 답을 찾을 것이다. 

사진 이수현


 그러나 나는 각국 협회나 업체들이, 지금 고민하는 젊은 선수들이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에 좀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지나치게 빠르게 갱신되는 기술로 어지러운 이 커뮤니티에서는, 그러한 동기부여가 요요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없을지의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앞으로의 과제들


 마지막으로, 역대급으로 크게 치른 KNYC지만, 남아있는 문제와 예상되는 문제들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내 생각엔 크게 3가지가 지금/앞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1. 예산 확보의 문제

2. 인력난

3. 다양해진 이해관계자


 예산 확보의 경우, KNYC 예산이 이번에 많이 소진됐다. 참가비와 스폰서 비용으로 예산을 충당하는 방식은 지금 정도의 규모를 치르기 위해서는 전체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거나 장기적으로 일반 기업 스폰서를 유치하지 않은 이상 지속 불가능한 방식이 되었다. 


 물론 저렴한 대관을 통해 예산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있으나 그러한 방식이 적절한지는 협회 입장에서도 한번 잘 판단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말로 지속적인 수익모델이 없다면, 지속성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운영하는 것이 정답일 거라 생각한다. 

 비용의 측면이라면, KYYA나 KNYC 굿즈를 보다 제대로 만드는 방법이나, 기타 수익사업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일본의 경우 JYYA가 연회비를 받는 형태를 진행하는데, 피상적으로 파악했지만 이 방법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시도해보기는 어려운 모델일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 이수현


 인력난은 3~4년 전부터 대두되고 있는데, 커진 규모 대비해서 심판진과 스텝진 모두 항상 부족한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10대 후반에서 성인으로 자라난 선수들이 많아 이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답일 것 같다. 올해 확인했듯이, 호텔 정도의 시설을 빌릴 수 있다면 많은 스텝이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예산과 인력난은 연관되어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몇 년 사이에 이해관계자가 매우 다양해졌다. 옛날에는 협회와 선수의 관계, 혹은 선수끼리의 관계만 신경 쓰면 됐으나 커뮤니티가 커지고 연령대가 다양해짐에 따라 여러 이해관계자가 나타났다. 


 일단 기본적으로는 선수가 있다. 대회가 재밌길 바라고, 공정한 결과를 가져다주길 원하며, 선수로서 열심히 참가한다. 두 번째는 학부모가 있다. 자신의 가족인 선수가 참가할만한 대회의 규모와 퀄리티를 원하고, 선수 보호자 입장에서 커뮤니티에 대한 판단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업체가 있다. 요요 커뮤니티를 키우는 주축이며, 협회와 사실상의 공생관계이며, 좋은 파트너이다. 마지막으로 협회가 있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전국대회를 주최하고, 운영하며, 이를 기반으로 커뮤니티에 일정 수준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진 이수현

 이 네 가지의 이해관계가 매끄럽게 잘 풀리면 올해 본 것처럼 엄청난 시너지가 나지만, 각 이해관계자들은 항상 갈등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 갈등이라고 해서 결코 나쁜 뜻이 아니다. 나는 갈등 없이는 시너지도 없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그 문제가 드러난 것에 대해 당사자들은 논의하여 해결을 해나가면 된다. 문제는 그 갈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느냐 하는 것이다.


 어떤 갈등을 내재하고 있을까? 일단 미성년자 선수와 학부모 간의 관계가 있다. 한국 문화 상, 미성년자 선수는 결코 보호자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지 않다.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양자는 복잡한 감정으로 이 취미활동을 대한다. 보호자는 미성년자가 선수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길 바라면서도 자신의 범위 내에 있길 바란다.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전폭적 지원 하에 활동하길 원하면서도, 자유롭길 원한다. 어떤 경우는 이 갈등으로 인해 요요를 그만두기도 하고, 어른들의 미성년자 선수의 활동에 대한 과도한 개입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이 과정에서 보호자는 커뮤니티에 일정 이상의 개입을 요청하거나 시정을 요청할 수밖에 없고, 커뮤니티 또한 이에 일정 수준 이상 부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그것이 건강한 커뮤니티에 대한 요청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거의 의무에 가까운 일이기도 하다.  미성년자가 주축인 커뮤니티니 만큼 학부모가 커뮤니티의 흥망성쇠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사진 이수현


 하지만 요구란 각기 다양하기 마련이고 독특한 상황과 상식을 벗어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등장하기 마련이다. 또, 커뮤니티의 구성에 있어서 '미성년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커뮤니티의 독립적이면서도 암묵적인 원칙과 룰이 제대로 잘 성립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연 어느 선까지가 보호자로서의 당연한 요구이고, 어느 선까지가 커뮤니티가 주장하고 지켜야 할 분위기인지, 혹은 미성년자 선수를 그저 보호자의 보호를 받는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갈등 지점을 해결할 힘이 부족해질 것이고. 향후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등장할 경우 해결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예전에는 보호자가 취미활동을 금지하면 몰래 나오거나, 아예 못 나오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제는 서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찾아보기도, 알아내기도 너무나 쉬운 세상이 되었다. 과도하게 개입하는 외부의 어른에 대해서는 커뮤니티도 몇 가지 사건들을 겪으며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지만, 의외의 상황은 또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이에 대한 답이 4자 모두 없어, 찾아나가야 할 문제다.

사진 이수현

 두 번째로 업체와 협회의 갈등이 있다. 업체는 전국대회에 관해 협회와 공동의 이해관계자이기도 하지만 대회를 통해서 수익 혹은 트래픽, 기회비용 등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가진 입장이기도 하다. 협회는 업체의 도움 없이 대회를 100% 치르기 어렵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협회나 대회의 운영을 업체의 이해관계와 일정 수준 분리하여 사고하고, 이를 지켜야 하는 이슈도 있다. 


 지금까지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업체 쪽이 오히려 희생해주는 측면이 있어 긴밀한 협의하에 잘 치러왔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언제나 존재한다. 협회 입장에서도 언제까지나 업체의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기다릴 수는 없다. (왜냐면 일단 너무 미안한 일이니까) 앞으로 변수는 더 많아질 것이다.

 협회의 독립성과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어떻게 잘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인가? 협회 없이도 업체는 성립 가능하지만, 업체 없이 협회는 어려움을 겪는 이 상황은 바람직한 것인가? 아니면 개선해야 할 사항인가? 첫 번째 관계만큼이나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관계이다.


세 번째로, 선수와 협회의 갈등이 있다.
 선수는 협회에 공정한 대회와 공정한 보상을 요구한다. 협회가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갈등과 대상이 있다면 바로 이 세 번째일 것이다. 협회는 대회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협회의 자원을 사용해야 하고, 특정한 룰과 행동을 대회에 관해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협회가 처한 현실적 조건들 한에서 가능하며, 이 조건을 벗어나는 범위의 요구에 대해서는 선수와 협회는 어느 정도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어떤 방향으로 대회를 치러나갈 것인가? 이 또한 그때 문제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을 테다.


사진 이수현



마무리하며


 20년간 한국의 요요 커뮤니티가 유지되면서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한국 커뮤니티는 지금은 세계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성장세를 보여주는 커뮤니티가 되었다. 그간 버텨온 사람들의 노고에 더해 YJ요요클럽이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헌신적인 노력을 몇 년간 해온 바가 정말로 크다. (시장 자체의 크기를 키워버렸다) 심지어 올해 아시아대회에서는 정말로 많은 외국 선수들이 한국을 주목했고, 한국 커뮤니티가 앞으로의 희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앞으로의 협회는 이러한 성장세와 분위기를 적절하게 서포트하고 받쳐줄 수 있는 KNYC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자원의 문제나 애매한 포지션 (협회의 영향력이란 사실 대회에 국한되어 있다) 덕에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매년 정말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옆에서 문현웅 회장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다. 어쩌면 언젠가는 이 모든 일을 전심전력으로 해낼 수 있는 주체가 이 모든 일을 담당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동안, 아직까지는. 나는 협회가 각자의 일을 가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움직여야 하고, 이것이 지금까지 요요 커뮤니티를 지속시켜온 중요한 사항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협회의 '다양한' 사람들. 각자 직업과 별개로 매 시즌마다 자신의 전문성을 여기서 발휘 중.


 협회가 더 고도화되고 더 기민해져야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각자의 본업을 뒤로하고 집중하고, 일정 부분을 희생하며 대회를 꾸린다는 이 핵심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중요하고,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한국 커뮤니티의 본질적인 정신으로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들은 그러한 핵심이 실제 구체적인 일의 단계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쳤고, 나타났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문제들 또한 이런 핵심을 유지한다면 해결해나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담아 쓴 KNYC 후기이다. 또, 향후 대회를 치르고자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록을 만들어두기 위한 글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표현된 지극히 개인적인 내 의견에 대해 어떤 이들은 공감하고, 어떤 이들은 반대하겠지만 그러한 갈등들이 자유롭게 드러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다. KNYC 2020년은 더 좋은 대회가 되길 바라며!

KNYC 2019의 모든 스텝들. 고생하셨습니다! (사진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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