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내음 물씬 풍기는 바람이
두 뺨을 훔치듯 스쳐지나간다
그 자리에 손을 대보지만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는 모래장처럼
그렇게 차갑고 시린 느낌만을 주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 휑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다시 그 자리를 만지니
뺨엔 멈출 줄 모르는 바닷물이 흐른다
그렇게 내 두 뺨에 새겨진 그 작은
너의 향기마저도 이 눈물에 씻겨
사라질 운명이라 한다
어느새 꽃내음 물씬 풍기던
화창한 어느날의 바람은 이젠 더 이상
내 소유가 아니라 하며 쓰디쓴
바다 내음만을 남기곤 당신을
보내 주라하며 하염없이 계속
찰싹찰싹 소리를 내며 날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