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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이 생기면 한달음에 뛰어가 과자를 사 먹곤 했던 똘똘이슈퍼. 그 자리에는 세련된 카페 ‘시로’가 들어섰다. ‘시로’는 하얀, ‘푸린’은 푸딩. ‘하얀 푸딩’이란 작은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내부는 미니멀하고 시그니처 디저트인 푸딩은 단정하니 맛있다.
사진을 찍다 보니 문득 떠올랐다. 나는 시로가 정식 오픈전, 소프트 오픈을 하고 아메리카노를 한 잔에 천 원에 팔 던 어느 날 우연히 혼자 푸딩을 사 먹었다. 아마도 틸트쉬프트 렌즈를 구매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 건물 위쪽에 남아 있는 노란색 똘똘이슈퍼의 간판까지 수직·수평을 맞춰 찍고 싶어 들렀던 날이었다. 기록을 뒤져보니 역시. 23년 6월, 여름이었다.
2년 동안 ‘시로’는 잘 자리 잡았고, 네이버 리뷰를 보니 푸딩은 점점 입소문이 나고 있는 것 같다. 비록 똘똘이슈퍼가 사라진 건 아쉽지만, 그래도 추억할 수 있는 오래된 간판이 남아줬다. 인형 뽑기 방이 아닌, 개성 있는 보석 같은 가게가 새로 태어나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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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selblad, Planar CB 80mm F2.8 T*
HARMAN Kentmere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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