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03
연휴의 마지막 날, 흙내음을 담은 봄비가 내린다.
날이 맑았던 어제는 카메라와 렌즈들도 햇볕과 바람을 쐬었다.
하나씩 밖으로 옮기다 보니 이렇게 많았나 싶다가도
사진과 함께한 20년을 떠올리면
너, 꽤 잘 지나왔다 칭찬해주고 싶다.
그렇게 장비가 하나둘씩 늘어가며
나와 가족들의 기록도 한 장 두 장 쌓였다.
아쉽고 부족한 부분도 많고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왜 그땐 몰랐는지 후회도 된다.
그럼에도, 아이들 사진 속에는 사랑과 즐거움이 선명하고
요즘 나는 그 순간들을 다시 추리고 곱씹어보며 짧은 글을 쓴다.
좋은 계절에 좋은 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이 기분만으로 봄을 건널 수 있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