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5

하루5

by 이동욱


가려는 방향의 지하철이 플랫폼에 바로 들어왔을 때.

배차간격이 촘촘해 러시아워임에도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가지 않을 수 있을 때.

내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때마침 바로 일어나서 앉을 수 있을 때.


‘오늘은 운이 좋았네’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인생 거의 대부분의 운을

지하철에서 써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자문한다.


내일은 휴일인데

운 좋게 목련이 시들기 전에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새벽에 골목을 걸으려 한다.


내게 남은 운이 있다면

거실과 골목에서 쓸 수 있다면 좋겠다.


#春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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