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12년차 부부의 고백

_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는 여자,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는 남자

by 이음음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결혼과 함께 사랑과 착각이

뒤엉켰습니다.

마음이 힘들때마다

여자는 자신이 꿈꾸던 아빠를 찾았고,

퇴근하고 돌아온 남자는 자신이 원하던

엄마를 불렀습니다.


꿈꾸던 아빠 품에 안기고 싶어했던 여자와

꿈꾸던 엄마가 돌봐줬으면 하고 바라던 남자는

서로를 바라봤지만

그 집에는

그들이 꿈꾸던

아빠와 엄마는 없었습니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아픈 아이를 들쳐업고

응급실에 달려가고,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한밤 중에 아이와 축구 연습을 하고,

학교에 다녀와 우는 아이를 품에 안고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고 나서야,


여자와 남자는

엄마와 아빠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며

남자는 아내가 꿈꾸던 아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돌보며

여자는 남자가 원하던 엄마를

알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급한 여자는

소윤아빠를 줄여

아빠라고 부르고는 합니다.

힘들면 말수가 적어지는 남자는

지치면 소윤엄마를 줄여

엄마라고 마음으로 부르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젠 괜찮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자는

엄마가 그리운 아이처럼 작아진

남자에게 엄마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남자는

아빠의 품이 그리운 아이처럼 여려진

여자의 아빠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6월 3일.

결혼 12년이 지났고, 그렇게

당신의 엄마가 되어갑니다.

당신의 아빠가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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