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당히 드러내고 적당히 감추는 편집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
인터뷰를 하다 보면
사람들은 종종 편집해 놓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터뷰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대중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편집된 뒷이야기를 추측해 내는 건
인터뷰어의 역량이거나 인터뷰이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전 지식을 가지고 만나느냐가 좌우한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 이상을
나는 글에 담지 않는다.
나에게는
글을 읽는 다수보다
나와 눈을 맞추며
용기를 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한 사람이 더 중요하다.
(모든 이야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니,
대단한 인터뷰어가 되기는
글러먹은 것 같다.
(그냥 나의 사생팬이 두 아이의 엄마로 남으련다)
인터뷰를 떠나서,
일상 속에서조차
자신을 편집해 보여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간혹 그들이 한 말과 그들의 현실이 달라
혼란스럽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현재에 대한 질문에
미래형으로 답한다는 사실을.
그들이 편집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미래에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이었다.
나는 편집무용론을
주장하지 않는다.
인터뷰에서도 그렇고
일상 속에서도
편집은 필요하다.
모두에게 내 모습을
다 보여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편집되지 않은
맨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한 사람은 필요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기대어도 괜찮은.
편집하고 가리는데 급급하다면
지치고 외로워.... 단명할지도 모른다.
나는 세련되게 편집해 자신을 가릴 줄 아는
당신이 부럽고,
적당히 드러낼 줄 아는 편집 기술을 가진
당신이 더욱 부럽다.
그래도 내 맨얼굴을 보고는 멈칫해도
도망가지 않는 한 사람이 있어서
괜찮으련다.
마이크 사진. 픽사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