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철학공부#1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좀 있어 보이는 책을 읽을 때마다
마주치게 되는 그 이름.
언젠가는 한번 만나봐야지 했던
그를 드디어 만났다.
사르트르.
(장 폴 사르트르 1905~1980년,
1,2차 세계대전을 다 경험한 철학자다)
이름만으로는 무슨 철학인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되었던
사르트르의 철학. 실존주의.
도대체 그게 뭐란 말인가?
> 사르트르의 독특했던 삶
철학책을 읽다 뭔가 어려운 말이 나온다 싶으면
그의 사생활(?)이나 어린 시절을 뒤적여 본다.
그럼 집나갔던 흥미가 한두 걸음 돌아온다.
사르트르 또한 참 독특한 삶을 살았다.
그는 일정한 거주지 없이 이곳저곳의 호텔에서 지냈으며,
유명한 여성작가이자 페미니스트인 시몬 드 보부아르와
결혼식은 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살지도 않았다.
그 둘은 서로의 자율과 독립을 존중하면서 평생 편지 등으로
깊은 교류를 주고받은 사이였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사르트르의 인생 키워드가 무엇이었는지
힌트가 보이지 않는가.
자유.
사르트르는 어릴 적부터 탁월한 글솜씨로도 유명했다.
소설과 희곡에 자신의 철학을 담아 쓰면서
그의 실존주의는 대중화될 수 있었다.
> 극도의 허무를 넘어 자유인으로
사르트르의 유명한 소설 <구토>에서 주인공은
여러 사물 앞에서 토기를 느낀다.
아무 목적 없이 세상에 던져져 있다는 느낌과 무의미에서 오는
허무감이 주인공을 구토하게 하는 원인이었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이 극단적인 허무를 깨닫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펼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신에 대해 원래부터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그는 인간의 처해진 극단적인 허무의 현실을
완전한 긍정으로 탈바꿈시켰다.
<존재와 무>란 작품을 통해 그는 이런 철학을 전했다.
이유 없이 세상에 던져져 목적 없이 살아가는 인간은
오히려 그 때문에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존재가 된다.
기독교에서 신은 뜻을 가지고
인간을 창조했다고 말하지만,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본질은 칼이나 책상과는 달리
~ 하기 위해서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며
스스로 선택해 자신을 만들어 가는 존재다.
이런 의미에서 사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을 앞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 자유를 선택한 자가 갖게 되는 감정, 불안
그래서
인간의 자유를 주장하는 그의 철학은
필연적으로 불안과 연결되어 있다.
자유로운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기에
늘 고민과 불안에 싸여 있다.
불안이란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함 없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나,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전적으로 책임지는 나를 의식할 때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감정이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에는
홀로 남겨진 인간, 인간의 절망이란 단어들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말하는 '절망'은
심리학이나 기독교가 말하는 '절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간에게는 그가 의지하고 기댈 그 어떤 본질이나
가치도 주어져 있지 않다는 말은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인간은 오로지 인간 자신의 의지에
좌우되는 것에만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절망은 인간을 앙가주망 즉
어떤 상황에 대해서 전적인 책임을 의식하고
그 상황에 대해 참여하는 태도를 말한다.
> 앙가주망, 참여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신의 모습
2차 세계 대전에서 포로로 잡혀갔다 풀려난
사르트르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과
대항하기 위해 앙가주망(참여)을 외치게 된다.
그래서 대중은 사르트르를
"인간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행동하는 지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때 마르크스의 이론에 동참하며 '공산주의자'라고 불렸지만
인간의 자유는 무엇에 대해서도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믿었던 사르트르는
공산주의자들과 길을 달리한다.
> 신을 배제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사르트르의 중요시 여겼던
단어가 자유라면,
그의 철학의 시작점은
"신은 없다"라고 말하는
신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사르트르에게 인간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도 않고,
누군가에 의해 본질(용도, 비전)이 정해지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다.
그래서 홀로 남겨지고, 불안하고, 절망하지만
그것은 자유로운 존재가 가질 수 있는
창조의 원동력이다.
그래서 사르트르가 말하는
인간과 이 사회는
자유로운 존재인 인간의 선택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앙가주망으로 창조되고
끊임없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며
미래를 만들어진다.
사르트르의 철학을 정리하다 보니
문득 궁금해진다.
그는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75살에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신까지 배제시키며
인간의 온전한 자유를 외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무엇을 봤을까?
허무와 불안을 어쩌지 못하는
한 인간을 보지 않았을까?
*위의 글에는 아래의 책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철학 공부>, 컬처그라퍼, 다케다 세이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 이학사, 장 폴 사르트르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어크로스, 안광복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사계절, 안광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