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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17. 2015

진작에, 그랬어야했어

- 마음이음, 마음 토닥토닥 -

어른이 되고 나니

엄마도 나도 누가 누구를 먼저

안아줘야 할지 몰랐고

우리는 서로 너무나 달라져있었다.


점점 힘이 빠져가는 엄마 모습에 고민이 되었다.

안아드리면 좋을 텐데...

어떻게 안아드리지?


엄마 집을 나설 때마다

속으로 외친다.


그래!
바로 지금  이 타이밍이야!



하지만 어색하고 쑥스러워 매번 그만둔다.

"엄마, 나 갈게"


아픈 마음을 안고사는 엄마를

안아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했지만

늘 마른침만 여러 번 삼키고

그냥 차에 올라탄다.



얼마 전

'엄마가 이해 줘야지 어쩌겠어'라고 말하던 일을

직접 당하고 나니 마음이 아팠다.

엄마가  힘들어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엄마는 이것보다 더 아팠겠구나.

엄마와 비슷한 마음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엄마랑 나는 여전히 닮아있었다.

우리는 같은 가정에 살며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여름.

엄마 집에서 휴가를 보냈다.

몇 날 며칠을 배불리 먹고도

한 번에 다 옮길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식과 채소를 차에 싣고

엄마 집을 나섰다.


"엄마, 갈게"

하고 차에 탔다가 용기를 내서

다시 내렸다.


"엄마.....  고마워"

내 품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엄마가 그곳에 서있었다.




나는 20년 만에
엄마와 같은 마음이 되어
엄마를 다시 안아주었다.




이제 나도

엄마를 다시 안아줄 수 있을 만큼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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