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인생은 도대체 쉬운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몸에는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있고,
말은 능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존경받는 종교인들이나
선생들처럼 경제적인 지원을 받으며
품위 있게 가르치는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천막을 만드는 노동을 하며
이곳저곳을 돌며 그는 복음을 전했습니다.
처음부터 그의 삶이 이렇게
어려웠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는 유대계의 실력과 야망을 가진 젊은 리더로
촉망받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당당했고, 자신만만했습니다.
자신이 옳다는 것을 향해
힘 있게 달려가던 길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이를 만납니다.
만남은 그의 전 존재를 흔들었고,
그가 옳다고 여겼던 것과
가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을 모두
무너뜨렸습니다.
그는 이전의 세상에서 나와
낯설고 두렵지만 진리를 품은 세계로
들어가기로 결정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유대인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을 핍박하고 죽였던
그의 과거는 주홍글씨처럼 그의 인생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를 배신자라 부르며 죽이려 했고,
기독교인들은 그가 복음을 전할 만한 인물인가를 의심했습니다.
예수님을 전하는 길이었지만
그의 인생의 문들은 열리기보다
닫혀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문이 열리면
예수님이 이곳으로 인도하시는구나 하지만,
그는 닫힌 문 앞에서 주님의 길을 보았습니다.
매를 맞기도 하고,
쫓기기도 하며 의심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상관없이
온몸을 던져 그는 닫힌 문을 향해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린도후서 6장 9-10절
화려했던 문화예술과
풍요로운 물질이 넘쳐흐르던 로마시대.
거대하고 화려한 세상과 분리된 것처럼
살아가던 한 사람.
예수님을 만난 후
바울이 매를 맞고, 도망치며
죄인처럼 묶인 채
복음을 전했던 35년.
열릴 것 같지 않은 문 앞에서
그는 자신의 몸을 던졌고,
예수님은 그 몸을 사용하셔서
복음의 문을 여셨습니다.
300년이 지난 후,
불가능해 보이던 그 문이 열렸고,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로마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 세계로
예수 그리스도란 이름이 전해졌습니다.
고린도후서를 읽다가
사도 바울이 살았던 그 시절이 궁금했습니다.
화려했던 로마 시절에 대한 기록을 읽으며
상상력을 더해보았습니다.
역사의 시작과 끝을 만드신 창조주의 시간.
그 기나긴 시간 가운데 믿는 자들의 인생은,
점과 같이 작습니다.
화려하고 급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점과 같은 작은 인생의
하루는 더욱더 작아 보입니다.
너무나도 작은 점과 같은 하루.
무엇 하나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먼지처럼 공중에 흩어져버릴 것 같은
그 작은 하루를 예수님 손에 올려드립니다.
혹여 닫혀 있고 막혀 있는 문을 향해
온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하루라면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작은 하루하루가 쌓여
어떤 닫힌 문을 열게 하실지 소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