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기쁠 일이 없어요.
일하러 나갈 수도 없고,
누굴 만날 수도 없고,
어딜 갈 수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아졌고...."
오랫만에 후배와 통화하며
넋두리를 주고 받았습니다.
코로나로 점점 가라앉는 마음에
어떻게 힘을 내야할지...
코로나로 잃어버린 것이,
돈, 건강, 관계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생기 가득한 표정으로
감탄하며 기뻐했던 게 언제였던가요.
밤산책 길에,
답이 없는 심각한 이야기를
남편에게 한참 늘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남편은 맞장구도, 해결책도 아닌
도로변의 작은 나무 앞에 멈춰섰습니다.
"어떻게 이런 꽃이 달렸지?
여기 봐봐 김스~ 신기하지 않아?"
이런 꽃이 달린 나무도 있네!"
복식 호흡을 사용하며 외쳤던
나의 심각한 얘기는 어디로 날라가고,
작은 꽃송이에 감탄하는 모습이란!
어이가 없었지만,
진심으로 감탄하는 그의 여유에 전염되었는지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결국, "살면서 봤던 신기한 꽃모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당연히 누리던 것들만
잃어버린 게 아니었습니다.
마스크로 덮힌 답답한 마음에
감탄하는 능력까지 사라져 버렸네요.
코로나로 인한 여러 어려움을
나누던 끝에 후배와 기도를
드렸습니다.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온
울음 섞인 후배의 기도소리.
그렇게 예수님은 우리를 다시
감탄하게 하셨습니다.
마른 뼈와 같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