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미학

시를 이해할 수 없어, 그림을 보았다

르네 마그리트

by 이음음
DSC00614.JPG


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익숙한 단어와 문장은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익숙하게 읽었던, 논리를 가진 글과는 달랐다.


한 시인이 밤새 카페에 앉아

어떻게 시를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시를 다르게 보게 되었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익숙한 풍경과 사물은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전에 보던, 익숙한 아름다움의 그림과는 달랐다.

단지 초현실주의의 그림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르네의 한 문장이 그림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힌트가 되어 주었다.


내 그림은 한편의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르네 마그리트-



그리고 만난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그림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함께 있었다.



빛의제국.png 김영하 소설의 제목과 표지로도 사용되었던 작품, <빛의 제국>



이처럼 밤과 낮이 함께 공존하는 풍경으로부터
우리는 경이롭고 매혹적인 힘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힘을 '시' 라 부른다.

-르네 마그리트-


낮과 밤이 함께 머물러 있는 현실 밖의 풍경은

보는 이의 흐트러진 시선을 멈추고, 모으며 사색하도록 이끈다.




향수병.png 르네 마그리트 <향수병, Homesickness>



하늘에서 중절모를 쓴 남자들이 내려오고

사색에 빠진 남자 곁에 사자가 조용히 앉아있다.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풍경.



20210113_113622.png <겨울비 골톤다> , 작품 속의 남자들의 표정이 다 다르다는 얘기가 있다.


각자의 인생은 저마다의 무게와 형태와 위치를 가지고 있다.
- 르네 마그리트 -


밤새 카페에 앉아

만난 적 없고

만날 것 같지 않은

문장과 단어들을 바라보며

연결했다는 시인.


그렇게 만난 문장과 단어들이

자아낸 뜻밖의 풍경이 시가 되었다는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르네 마그리트의 스케치를 들여다본다.


대단한 작품도 만날 것 같지 않은 것들을

연결지으며 시작되었구나.

그런 놀이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졌구나.


삶의 어려운 문제도

연결될 수 없다고,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내려놓고 바라보려한다.

놀이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마주하면

뜻밖의 풍경이라도 만날 수 있지않을까?


시인처럼. 마그리트처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차갑고 외롭지만, 고요하고 정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