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마리아
그날, 그녀의 밤은 어떠했을까?
폭력과 두려움이 가득한
그곳에 여인들이 있었다.
십자가 아래 남은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이들은
자신의 안위를 염려해 몸을 숨겼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있었다.
사랑에 눈이 먼 이들은
자신의 안위를 계산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존재 앞에서
자신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십자가 위의 그가
가르쳐준 사랑이 그랬다.
십자가에서 더 이상 피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십자가에서 내려졌다.
마음을 다해 의지했던 존재가
사라졌다.
상실과 허무가 가득한 그 밤에
여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마리아의 마음은
상실과 허무로 가득 찰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그의 존재로 가득했다.
무덤까지 따라간 그녀는
예수님이 놓인 곳을 확인했다.
그녀에게 그는 무덤 속 죽은 자가 아니었다.
여전히 사랑하는 존재였다.
아니, 사랑 그 이상이었다.
영원할 것 같은 절망에서
그녀를 건져낸 유일한 구원자였다.
그녀는 그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헤맸다.
그 무엇이라도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그 무덤과 그의 시체를 어떻게 두었는지를 보고
돌아가 향품과 향유를 준비하더라"
_누가복음 23장 56절
안식일이 끝나는 시간.
새벽 별을 보며 그녀는 달렸다.
사랑하는 그가 있는
무덤을 향해 뛰어갔다.
그녀를 만드신 분은,
그녀의 마음까지 빚으신 그분은,
마음의 모든 순간을 보고 계셨다.
상실도, 허무도, 절망도 막지 못한
그녀의 애끓는 마음을.
예수님은 그녀의 사랑을
지나치지 않으셨다.
부활 후 , 다시 오신 이 땅에서
그는 어느 곳도, 어느 누구도 아닌
그를 가장 간절히 원하는 자 앞에 서시기로
결정하셨다.
그녀는 다시
예수를 만났다.
이 사건에 대해
이런 성경 주석의 기록이 있다.
"유대교에서 여자들의 증언은 거의 가치가 없었다.
예수님이 여자에게 처음 나타났다는 것은
날조되지 않았을 것이며,
예수님의 가치관이 당시 문화의 가치관과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준다."
_IVP 성경 배경 주석 (1570페이지)
그분은, 시대의 문화와 가치관에
멈춰있지 않으셨다.
세상의 시작과 끝이 되시는 그는
영원한 가치를 따라 움직이셨다.
그리고
그 영원한 가치를 위해
죽으셨고
다시 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