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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Sep 24. 2021

현대미술과 십자가#1

피카소

현대미술과 별로  안 친해보이는 기독교.

그런데 현대미술에서 간혹,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발견하고는 합니다.


현대미술의 큰 형님, 피카소는

<십자가 책형>이라는

그림까지 그렸더랬죠.


작품명은 십자가라 적혀있는데

그의 그림에서 십자가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네요.


뭐,  자유롭게 형태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

그림을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

여하튼,

일반적으로 십자가의 그림 속에는

세 부류의 인물들이 담겨 있습니다.


피흘리는 예수님 옆에서 옷을 두고 내기하는 이들처럼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무관심한 사람들.


피흘리는 장면을 고통과 비극이 아닌

하나의 구경거리로 여기는 군중들.


그리고,

십자가 아래에서 함께 고통스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피카소의 그림에서는

폭력을 가하는 이들,

그러한 잔혹한 행위에

무관심해 보이는 이들이

훨씬 눈에 잘 들어옵니다.


*

 "피카소는 십자가 책형을 기독교에 국한된

특정 종교의 이야기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능의 잔혹성과 폭력성이 빛어낸

인류의 역사로 다루고 있다."

_김현화의 <성서, 미술을 만나다>


십자가 위에서 고통당하는 그와 함께

통곡하며 슬피 우는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요?


"예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문장처럼,


피카소의 십자가가 보여주는 현실의 모습은,

타인의 폭력과 고통  앞에서

눈물이 메마른 현실의 모습은 아닌지.


*

 피카소는 1920년대 말부터

많은 드로잉을 거쳐

1930년에 <십자가 책형>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작업하며 감정적인 소모가 컸던 만큼

판매하지 않고 소유했던 작품이라고 하네요.


피카소는 주변과 다른 색으로

그리스도를 그림으로써

죽음 속의 삶의 존재와

고통을 통한 변화의 기적을

강조하고 싶어했다고해요.


피카소의 십자가는

세밀하게 찢겨진 살과 흐르는 피를

그려낸 십자가와는 다릅니다.


현대미술은 이전과 다른 화법으로

십자가를 통해 인간의 잔혹함을

전하고 있네요.


#그림구경 #미술이야기

#피카소 #현대미술

#1일1그림

#참고책_성서미술을만나다_김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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