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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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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Oct 13. 2021

그림이 팔렸다고, 행복하진 않아

<Dystopia>에 등장하는 아티스트


얼마전, 동네에 있는 특이한 김밥집에 갔더래요.

김밥집을 가득 채운 사장님의 사진과 현수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의

홍보가수~ 미워라 그 사람! 아리랑사랑!"


여사장님은 계속 노래하시기 위해

김밥집을 운영하고 계신 듯 했습니다.

노래하는 김밥집 사장님을 처음 본 날,

떠오른 질문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예술을 하며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예술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


이 질문에 블랙유머로 답하는 작가를

발견했지요.

햇빛담요재단이라는 예쁜 이름의

재단 미술관에서 알게 된

알렉세이 골딘 (Alexei Gordin).

말로만 들어도 설레는 발트3국에서

날라온 화가입니다.


알렉세이 골딘 <Dystopia>, 2020


<Dystopia>라는 타이틀의 그림.

오리가 떠다닐 법한 도시의 호숫가에

이런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PLEASE DO NOT FEED THE ARTISTS"

(아티스트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요)


오리 대신 수풀에 숨어 있던

아티스트들이 놀란 표정으로

관객과 눈이 마주칩니다.

피식 웃게 만드는 그의 시니컬한 유머.


<Enjoy the silence>, 2018


회화, 그림, 사진, 비디오,

행위 예술을 아우르는 골딘.

그도 예술이 좋아서 시작했겠죠.

하지만 예술을 둘러싼 환경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가 느낀 현대미술계는 상류층의 높은 콧대와

엘리트주의가 팽배했죠.

그래서 그는 블랙유머로 현대미술의 허상을 무너뜨리려하고,

사회의 소외된 대상을 끌어들입니다.

(재미있는 사실. 그는 사회 소외층에

화가를 주요하게 포함시켰죠.)


<Mirror Mirror>,2018


여하튼, 그의 자조적인 독백 같은 그림은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는 그림으로 이렇게 답하죠.


"I SOLD TWO PAINTINGS,

BUT IT DIDN'T MADE ME HAPPIER."

(나는 그림 두개를 팔았어. 하지만

그 사실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아.)



#현대미술 #발트3국특별전

#햇빛담요재단 #ART_Corner_H

#Alexei Gordin #알렉세이골딘

#Young Painter Prize

#전시구경 #그림구경 #유럽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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