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음 Oct 27. 2021

두 여인, 이어질 수 있을까?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마르다와 마리아"

요하네스 베르메르, <마르다와 마리아 집에서 그리스도>,1645-55


탈북 청소년들을 돕고 있는 다음학교 교장, 교감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차 한잔을 마주하고 듣는

이분들의 이야기에 자주 마음이 일렁이더군요. 믿음이 행함으로 드러나는 현장은, 기쁨만큼 어려움도 많습니다.


종종 저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두 여인에 대한 글을 정리하다 두 분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분주히 몸을 움직이며 예수님을 섬기던 마르다. 예수님의 발치에 가만히 앉아 말씀을 듣던 마리아.

나는 마리아일까요? 마르다일까요? 이런 고민을 저만 한 게  아니었나 봅니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에도 이런 질문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바로 그 작가예요.) 르네상스 시대의 여러 작가들이  마르다와 마리아를 그렸지만,  베르메르의 그림은 좀 다릅니다.


두 여인의 시선은  한 분을 바라보고 있죠. 그리고 한 분은  두 여인을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온유한 시선으로, 부드러운 손끝으로. 베르메르의 그림 속에서 세 사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르다의 시선에서, 예수님의 시선으로, 예수님의 손끝에서 마리아의 시선으로. (회전형 구도처럼 말이죠)


화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마르다와 마리아.

두 여인을 연결해 주시는 수님을 바라봅니다.


다음학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자주 일렁였던 것은, 믿음을 행함으로,

행함을 믿음으로 연결해주시는 예수님의 이야기여서

그랬나 봅니다.

이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이들을 이어주 이야기여서

그랬나 봅니다.



*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에는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가득한 그림이 많아요.

그가 태어났고, 11명의 자녀를 키운 네덜란드 델프트 골목 풍경을 담은

<골목길(Little street)>은 "네덜란드로 여행갈래!"를 외치게 만드는

그림이네요.


요하네스 베르메르 <골목길>, 1657-1661


매거진의 이전글 그림이 팔렸다고, 행복하진 않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