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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Dec 08. 2021

비참하지만, 위대한

김송리 <플라스틱 에고>

김송리, <Island> 작품 일부 (사진 출처: 김송리 인스타그램)


웅장함이 담긴 소리가 울려퍼지던 전시실.

빛과 그림자로 그 안을 채우며

신비감을 뿜어내던 커다란 작품.

기대감을 안고

가까이 다가가면 알게 됩니다.


거대한 기둥은

가볍고 망가지기 쉬운

플라스틱 컵뚜껑이었음을.


김송리, <플라스틱 에고>, 2021


"가볍고 얇지만 질긴 플라스틱이,

단단해보이지만  쉽게 무너지는 이중성이

저의 모습 같았어요."


작품 <플라스틱 에고>에는

김송리 작가의 모습이 그리고

인간의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거대하고 웅장해 보이던 기둥이

어느날 무너져

다시 버려진 컵뚜껑으로  

돌아간다면....


작품은 감추어 놓았던 인간의 불안을

읊조리는 듯 들려주네요.


<플라스틱 에고> 작품 일부 (사진 출처: 김송리 인스타그램)


그러나

아슬하게 매달린

컵뚜껑 사이로

빛이 세어나옵니다.


만난 컵뚜껑은 벽에 아름다운

빛자국 남겼습니다.


약하고 쓸모없어 보이던 것들이

연약한 방법으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순간입니다.



버려졌던 컵뚜껑이

빛을 품은 작품이 되었지만

전시가 끝나면....

다시 컵뚜껑으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요?


<플라스틱 에고> 앞에서

아주 먼 미래를 떠올려 봅니다.


다시 돌아가더라도

사랑하는 이의 마음에

작은 빛자국이라도 남 수 있기를...



전시 : 2021 예술의전당 청년작가 특별전 <마스커레이드 전>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날짜: 2021. 11.2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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