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음 Jun 15. 2022

일상은, 어떻게 신선해질 수 있을까?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Michael Craig Martin, Double take(Laptop), 2018


잔디 위에 놓여있던 거대한 옷핀. 


"음... 저런 건 나도 만들겠다."


라고 말했던 저의 오만과 오해를 풀어준 

전시를 다녀왔어요.(벌써 한달이 지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영국 현대미술 거장의 눈은

소소한 일상을 주목하고 있더군요.


전동칫솔, 가위, 휴대폰, 노트북, 냉장고,

구두, 의자.... 익숙한 물건들은

찬란한 색과 축약된 드로잉으로 

작품이 되었습니다.



한가람미술관 전시 풍경


사실, 전시실에 들어가기까지

내적 갈등이 살짝 있었어요.


혹시 디지털 기술로 쓰윽- 그리고

해상도가 뛰어난 프린트를 한 작품은 아닌지.

그럼 굳이 전시실에서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고요.

(또 한번의 아주 큰 오해를 했더군요.)


은빛 머리카락이 멋진 노작가는

붓과 산업용 테이프를 두 손에 쥐고

거대한 캔버스를 성실하게 정교하게

채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쾌한 색과 색의 신나는 부딪힘.

그의 색은 현실을 신선하고 눈부시게 만들어냈습니다.

(절제된 그의 드로잉은 분출하는 색을 응원해주었고요.)


'와! 컬러가 이런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

감탄하며 전시장 안을 돌고 또 돌았네요.




커다란 캔버스를

아크릴 물감으로 가득 채운

작가의 성실한 시간이 들려주는 듯했어요.


익숙한 일상이

빛나는 작품이 되는 방법을.

반복되는 일상에 쌓인 성실함.


그 안에서 마틴의 그림과 같은

단순함과 선명함의 기쁨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서로 다른 색과 색의 부딪힘을 

신나게 마주할 수 있다면...

일상도 작품처럼. 



제 작품은 우리가 지금 여기서 경험하는
일상생활의 즐거움, 아름다움,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가 노트 중에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마이클그레이그마틴#MichaelCraigMartin

#82세의거장 #영국현대미술 

#사진출처_MichaelCraig-Martin_CourtesyGagosian

#여름방학_전시 #어린이들이_좋아할만한_전시

#일상의즐거움 #일상과아름다움 #여름휴가_전시추천

매거진의 이전글 팀 켈러와 나의 해방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