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한복음
성경 이야기가 문화예술의 옷을 입고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요?
늘 궁금합니다.
이런 궁금증을 안고,
뮤지컬 요한복음을 보고 왔습니다.
10대가 된 소소남매에게
성경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기회가 될까 하는 기대와
오랜만에 넷이 떠난 서울데이트!
데이트는 성공적이었냐고요?
2시간 반동안 앉아있는 게 힘들었다는
중딩 소윤양이 다음날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엄마, 어제 뮤지컬보면서 약간 충격 받았어.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 만나기 전에
예수님이 계단에 지쳐 쓰러져 계셨잖아.
그런데 나는 예수님이 항상 선비같이 꼿꼿하게
서 계실 줄 알았어."
성경의 글자로 예수님을 알았던
소윤이가 땀흘리고 지친 표정을 짓는
인간 예수님을 발견한 듯했습니다.
저는 성경에서 몇 번을 읽었던 말씀이었는데,
눈물이 주르륵.
38년 된 병자가 바닥에 누워
온몸을 비틀며 예수님께 외치는
그 장면이었습니다.
"저를 던져주세요. 던져주세요 (베데스다 연못에)"
예수님 앞에 선 인간이란 이런 존재구나.
불연듯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그저 "살려주세요."만을
외칠 수 밖에 없는 상태.
아들은 어떻게 봤냐고요?
(맨 앞자리에 앉았다고 흥분하다가
전날밤 파자마 파티로 인해 잠시 숙면을)
성경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표현하는 방법 중
뮤지컬 요한복음은,
세밀화를 선택한 듯 했습니다.
"요한복음 전체를 생생하게 다 전하겠어!"
라는 연출자의 의지가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한복음의 말씀을
다 옮기느라 대사 분량도 많았고요.
2시간 반 동안 쉬지않고
노래와 춤, 대사로 무대를 꽉 채우는
12명의 배우들의 모습에 감탄이 나오더군요.
(극이 끝나고 다같이 기립박수를!)
2018년부터 성경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전해주는 광야미니스트리가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작품이 계속 쌓이면서
성경을 시각화하고 음악으로 전하는 방법이
풍성해지는 듯합니다.
뮤지컬 요한복음 덕분에
성경을 읽을때마다
그때 그 장면들이,
멋지게 떠오릅니다.
참, 데이트는 나름 성공적이었어요.
끈적한 여름 더위와
우리 가족의 최대 적인 배고픔!이 있었지만
인생네컷도 찍고!
어떤 장면에서도
동일한 표정을 짓는 남편 얼굴은
웃음 포인트로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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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요한복음을 읽으며
성경 이야기가 문화예술의 옷을 입고
어떻게 표현될까를 계속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 부분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