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유 -
어릴 적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고 나니 동물원이 좋아졌습니다.
아이들보다 더 신나는 얼굴로
동물원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쌀쌀하던 계절이었던 것 같네요.
잠시 몸을 녹이려
동물원 안에 자리 잡은
수족관을 찾았습니다.
펭귄 가족이 사는 수족관 앞은
관람객으로 북적였습니다.
둥근 몸통에 숨겨질 듯 말듯한 작은 두 발로
뒤뚱거리는 펭귄의 모습은
그야말로 재미있는 볼거리였으니까요.
아이쿠-
물 웅덩이 쪽으로 걷던 펭귄 한 마리가
주르륵- 미끄러져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고,
안타까움이 담긴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펭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씩씩하게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물로 뛰어들더군요.
펭귄의 몸이 물에 푹 잠기자
이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우와!"
펭귄은 믿을 수 없이 빠르고
우아한 모습으로 물살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펭귄을 향해
깔깔거리며 웃던 관람객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물 밖에서 둔해 보이던 펭귄의 몸이
물 안에서는 아름다운 곡선의 길을 만들고,
물 밖에서 우스꽝스럽던 두 발이
물 안에서는 물갈퀴를 장착한 최적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물 안과 물 밖의
펭귄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드라마틱하게 변신하는 펭귄의 모습을
유리 너머로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도 펭귄처럼 어디에 서 있느냐에 따라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아름답게 유영하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물 밖의 펭귄처럼
웃음소리와 안타까운 동정 소리가 들리는
상황에 놓인 채 낙심하기도 하고,
물 안의 펭귄처럼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의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지요.
문득, 두 가지 경험을 다 해 보았다면
멋진 인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경험으로 인해
상황에 따라 너무 깊이 마음이 떨어지거나
마음이 너무 높아지지 않을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말이지요.
더 추워지기 전에
동물원으로 떠나보려 했으나...
쉽지가 않네요.
아홉 수를 잘~ 넘기려고 보니
해야 할 일도, 생각도 많아져버린
가을입니다.
P.S 오래전에 있었던 동물원 추억이라 멋지게 헤엄치는 펭귄 동영상을
결국 못 찾았네요. 아쉬운 대로 유튜브에서 발견한 펭귄수영 영상으로^^
https://www.youtube.com/watch?v=XNGgWRY1oUM&feature=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