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음_ MBTI에 담긴 한 여인의 작은 습관
사람의 성격 유형을 알려주는 MBTI에는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한 집안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야기는 미국에 한 평범한 주부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녀의 취미는 동네 이웃을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 존은 교통사고를 당했다.
팔과 다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서도 그는
'나는 괜찮아요. 곧 낫겠죠. 하하하.'하면서 웃었다."
그녀는 특정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에 대해 적어두었습니다.
그렇게 재미 삼아 적어둔 카드는
수십만 장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평생에 걸쳐 적은 카드는
사람 성격에 대한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의 딸은
어머니가 모은 자료에 자신의 연구를 덧붙여
성격유형 검사지 MBTI를 만들었습니다.
딸의 이름 마이어스(Myers)의 첫 글자 M과
어머니의 이름 브릭스(Briggs)의 첫 글자 B를 붙여
MBTI(Myers-Briggs Type Indictor)가 완성된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집으로 돌아와 식탁 앞에 앉아
사람들을 떠올리며 틈틈이 카드를 적던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카드를 적으며 미소를 짓거나
때론 미간을 찡그리며 이웃에 대해
염려하기도 했을 것 같네요.
당장은 아무런 열매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는 의미 없다고 비웃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브릭스 여사는 계속 그 일을 해나갔습니다.
사소하고 하찮아 보일 만큼 작은 일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기쁨을 주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녀가 사람들에 대한 카드를 적었던 것처럼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나만의 독특한 모습"이 만들어지는 지점입니다.
눈 앞에 주어지는 보상이나 대단해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 하더라도,
"그런 걸 왜 해?" 하며
공감과 격려를 받을 수 없다고 해도 말이지요.
나의 눈에만 보이는 의미와 즐거움이 있는
그것을 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개성이 만들어집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컬러가 인생에 그려집니다.
월급이 많은 직장, 남들이 알아주는 일,
모두가 갖고 싶어 하던 물건,
평생에 한 번은 휴가를 보내고 싶은 그런 곳에서의 여행.
그런 것들을 가졌을 때의 행복이 아닌
나만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일 혹은 작은 습관이 있다면,
덤으로 얻는 것은 내가 나다워지는 시간입니다.
브릭스 여사로 시작된
MBTI는 이제 그녀의 손녀가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것처럼 보이던
브릭스 여사의 카드는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가치'가 되었고,
많은 이들과 그 가치를 나누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카드처럼
모든 이야기가 대단한 결과물이 남는
성공 스토리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이해받지 못한 시간만 쌓이고,
멋진 결과물이 없을 수도 있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나만의 행복을 찾고 누렸던 시간이
내 인생에 부드러운 결이 되어
나를 나답게 만들어 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