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격변기 - 이앓이 그리고 초기 이유식
그제부터 시작된 둘째의 이앓이는 밤마다 한 시간씩 깨는 신생아 패턴을 반복하면서 잠이 부족해진 나에게 자연스레 단유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다. 한창 자랄 시기라 (원더 윅스주) 수유를 십여분을 하고도 분유를 또 타야 하니 비루한 젖양은 이제 곧 마르겠지.
바닥에 눕혀 두면 방실방실 혼자 뒤집기 하던 녀석이 삼 일 전부터 까탈스럽기를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낮잠도 어화둥둥 30분을 계속된 씨름을 해야 겨우 잘 뿐더러 이앓이로 자그마한 손을 입에 다 넣어보려고, 그마저도 잘 안되면 짜증 섞인 울음을 터트린다. 세상 서러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나를 부른다. 아기 힙시트가 어젠가부터 나의 몸의 일부가 되었다. 부름을 받으면 곧장 안아서 힙시트에 앉혀야 하니, 몸에 계속 차고 대기조마냥 있어야 한다.
이가 나와 버리면 차라리 괜찮을 텐데 잇몸이 붓기 시작한 지 색깔은 빨 알 간데 아직 이가 보이지는 않으니 앞으로 신생아 모드는 당분간 계속될 모양인가 보다. 하아.. 기나긴 밤을 또 잠 못 자고 새우겠구먼.
아침 : 모유수유 or 분유 210 ml (시리얼 가루 첨가)
점심 : 야채 퓌레 + 분유 120 ml - 210 ml
오후 4시 : 과일 퓌레 + 분유 120 - 210 ml
저녁 : 모유수유 or 분유 210 ml (시리얼 가루 첨가)
다음 주부터는 과일 퓌레도 시작하려면 부엌일이 많아질 거 같다. 엄마가 눈에 안 보이면 "엥" 하고 울어대는 애착 기간인데 과연 매일 부엌에서 뚝딱뚝딱 퓌레를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힙시트로 아기를 안고 부엌일을 해야 하는 멀티 플레이어가가 될런지. 엄마의 멀티 능력이 한 단계로 업그레이드되는 순간이다.
첫째는 이유식을 곧잘 받아먹고 해서 음식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없는데 (기억의 오류가 아니길..) 둘째는 지금 이앓이 때문인지 이유식을 받아먹는 정도가 고만고만이다. 한 숟갈 떠서 넣으면 반은 혀로 밀기 그중 또 반은 턱받이에 묻히기 - 목으로 넘어가는 게 있나?
태어나고 6개월까지는 필수 예방접종에 성장 발달도 꾸준히 지켜봐야 하므로 소아과를 매달 가야 되는데 매번 키와 몸무게를 잴 때면 내가 심장이 벌렁거린다. 마치 선생님께 숙제를 검사 맡는 기분이다. 잘 자랐는지 몸에 별 이상은 없는지 등. 몸 어느 부위에 내가 모르는 곳에 뾰루지라도 나서 선생님이 물으면 마치 엄마 노릇 제대로 못한 느낌이다. 다음 달 검진 때도 몸무게가 무사통과여야 되는데. 둘째는 대강 키우겠다고 했는데 먹는 음식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깐깐한 엄마가 된다.
잠잠이야. 너도 자란다고 고생이 많다.
우리 한 숟갈만 더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