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줬다 뺐은 엄마
이제 초4가 되는 아이가 발명 영재교육원(교육청)에 합격되었다. 아이에 관한 일이라면 누구보다 정확한 정보를 빠르고 많이 찾아내는 이 엄마는 뇌회로를 작동시켰다.
발명에 관련된 대회를 찾아보다가 올 겨울 방학 로봇 만드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치열한 경쟁력을 뚫고 아이가 선정되었다.
5일(월-금) 동안 3시간 30분 동안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가기 전 날 문제가 생겼다.
일요일 아침을 먹고 첫째에게 학습해야 하는 분량을 끝내라고 했지만 저녁 10시가 되어서야 급하게 문제집을 끝냈다.
채점을 하는데 하나씩 틀릴 때마다 옆에 있던 아이의 인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문제집을 뺏어가려고 했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틀린 거 고치려고” “채점 다 할 때까지 건들지 마”
마지막까지 채점을 하고 있는데 “누가 즐거운 방학이라는 거야?” 옆에서 이러는 게 아닌가..
어이없고 당황스러운 난 되물었다. “뭐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놀아. 그럼 즐거운 방학이 되겠네” “누가 논다고 했어? 안 놀 거야?”라며 말대꾸를 했다.
끓어오르는 마음을 속으로 삭이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어이없네 “ 소리가 들렸고 ”너 지금 뭐라고 했니? 뭐가 어이없다는 거야? “ ”다 아는 문제인데 틀려서 어이없다고 한 건데? “
이때부터 뻥 하고 터져버리고야 말았다.
“네가 아침부터 한 행동들을 생각해 볼래?” “억지로 급하게 끝내려고만 하니 당연히 제대로 안 풀었을 것이고 그럼 틀린 게 당연하고 아니니?” “그게 어이없는 거야?” “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그 표현이 맞다고 생각하니?” 쏟아내고 쏟아내다 급기야 “내일 로봇 만드는 곳도 가지 마”라고 얘기해 버렸다. “너의 그런 태도로 무엇을 한다는 거야?” “엄마가 할 일 없어서 정보 찾아보고 기회를 주는 건지 알아?” “나중에 커서 밥벌이할 수 있도록 기회 주는 거야. 그게 지금 엄마 역할이야. 알아? 너 로봇 수업받는 3시간 30분 동안 널 기다려야 하는데 자신 돌아볼 줄 모르는 싸가지를 위해 내가 그 수고를 해야 하니? 넌 너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쳐버린 거야. 알겠어? “
아이는 소리 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왜 울어?” “내가 하고 싶어 했던 거 못 하게 돼서..”
아마 미안하다며 잘 못 했다는 말이라도 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말하지 않았고 기회는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갔다.
‘태도’ 이 마음가짐이 무엇이길래
어쩜 내 안에 장착되어 있는 신념인지도 모르겠다. 살아오면서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것 중 하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가면을 쓰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태도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떤지 알아채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신뢰는 깨져버리게 된다.
마음만은 가면을 쓰지 않도록 자신을 늘 돌아보는 사람이길 바란다. 벗기고 벗기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게 어리석은 인간이 해야 할 숙제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