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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작나무

by 이은주



어떤 시인의 꿈 덩굴도

이보다 더 섬세하게 가지를 뻗고,

이보다 더 가볍게 바람에 휘고,

이보다 더 고귀하게 고개를 하늘로 쳐들지 못하리라.


너는 두려움을 억누른 채

밝고 긴 가지들이

다정하게, 여리고도 가늘게

불어오는 숨결에도 흔들리도록 매달았네.


그렇게 너의 섬세한 떨림으로 넌 내게

다정하게 순수한 청춘의 사랑의 초상

하나를 요람처럼 흔들흔들

나직이 보여주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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