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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핀 가지

by 이은주



쉼 없이 바람결에

꽃핀 가지가 나달거린다.

쉼 없이 아이처럼

나의 마음이 흔들린다.

갠 나날과 흐린 날 사이를

욕망과 단념 사이를.


꽃잎이 모두 바람에 날려 가고

가지에 열매가 열릴 때까지.

치졸한 거동에 지친 내 마음이

차분히 평온에 싸여

인생의 소란한 놀이도 즐거웠고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때까지.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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