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초등학교 3학년 이제 슬슬 준비를 해볼까? 폭풍 검색을 하며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중 제일 먼저 할 일은 영재교육원 준비다. 2학년 때부터 아이하고 얘기했던 부분이었다. 엄마 혼자 독단적으로 진행했다가는 낭패^^;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보통 4학년 재학일 때 접수 가능하나 발명 부분에서는 3학년에 지원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다. 전형을 살펴보니 담임 선생님 추천서, 교장 선생님 추천서, 영재교육 담당 선생님 추천서가 필요했다.
1학기가 끝나기 전 담임 선생님께 상담 신청을 하였다.
약속된 1시에 교실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책상에 올려져 있던 의자를 내려놓으시며 “어머니, 이쪽으로 앉으세요. 많이 더우시죠?”“아이가 잘 지내는지 궁금하셨죠?” “네~ 그것도 그렇고. 여쭤볼 것도 있어서요” 선생님께서는 빈 종이 한 장과 볼펜을 들고 계셨다. 마치 시험 보는 듯..
“선생님, ㅇㅇ 학업 상태가 어떤가요? “ “반 친구들보다 잘하고 있어요. 학급 일도 많이 도와주고 너무 잘하는 아이예요” “네~”
“ㅇㅇ가 학기 초에는 센 언니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안해 보이고 부드러워요. 가정에서 무슨 일 있었나? 했어요~“ ”네~ 제가 통제했던 부분을 좀 내려놓았어요 “
“아~ 잘하셨어요. 더 크면 어머니 이길 수도 있어요. 저도 아차! 할 때가 있어요.. 아시죠? 무서워요” (웃음)
“선생님, 가을에 영재교육원에 지원해 보면 어떨까 하는데요 “ ”아~ 너무 좋아요! ㅇㅇ는 충분히 가능한 아이예요. 또, 영재교육원에는 뛰어난 친구들도 있으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 ”3학년에 발명부문 지원하고 4학년 때 과학으로 지원하려고 합니다. “ ”네~ 좋아요! ㅇㅇ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니 영어 공부 좀 해서 5학년에 영어 영재에 지원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기록해 놨다가 어머님께 말씀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어머니, 다행인 게 제가 영재교육 담당이에요” “어머, 다행이에요”
“마지막으로 방학 동안 보충되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 질문이 끝나자 선생님께서 웃으셨다. “어머니, 제 눈에는 제 기준에서는 너무 잘하는 아이예요. 없는데요.. ” 고민하다시다가 “지금도 책 많이 읽고 있는데 책만 조금 더 보면 될 것 같아요” “어머니, ㅇㅇ는 상황 판단도 잘하고 자기 스스로 깨닫는 아이예요. 어머님께서는 그저 믿어 주시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 인사를 하고 교실 문을 열고 나오는데 발걸음이 가벼웠다.
사실 가기 전, 혹시나 안된다고 하시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원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지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모가 아이의 진로를 꿈을 정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길은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어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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