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단독주택 세 식구 정착기
호랑이 모양 땅, 대한민국.
그 안에 한강이 반 나눈 서울.
좁고 바쁜 이 도시에 끊임없이 지어지는 고층 아파트들을 보며, 우리는 문득 고요하고 자연이 가까운 집들이 귀해 보였다. 땅딸막해도 튼튼해 보이는 그런, 진짜 ‘집 모양’의 집들 말이다.
생각보다 서울에도 단독주택은 많았다. 크고 넓은 집부터 모양이 마치 요새처럼 개성 넘치는 집, 유명 건축가가 지은 집, 마당과 정원이 넓은 집, 지붕이 독특한 집, 그리고 시골집처럼 오래돼 보이는 모양까지.
동네마다 분위기도 다양했다. 담벼락 높은 전통 부촌부터 오밀조밀 여러 모양의 집들이 모여있는 주택가, 그리고 가로등조차 어두운 무허가 건물들이 모인 곳들도. 일일이 안을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매물로 나온 주택들은 발품 팔아 대부분 직접 눈으로 건물 외형과 땅들을 확인해 보았다.
코로나가 창궐한 신혼의 첫 1년간 주택만 찾아본 결과, 많은 주택들 중에서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두 집이 있었다.
1) 큰 목련나무가 있는 파란대문집
2) 둥근 라일락나무가 있는 벽돌집
구매 예산과 내외부 리모델링 비용까지 꼼꼼히 따져 우리가 가능한 범위 내의 집들을 찾은 것이었다.
나이가 60살은 된 집들이었기에 공사 기간도 두 달여 잡아야 했고, 현실적 여건들이 너그럽지만은 않았기에 우리는 굳은 결심과 공부가 필요했다. 관련 책도 직접 빌려보고, 전문가 어르신들과 근처 이웃분들도 직접 만나가며 마침내 우린 2번 집을 선택했고 공사에 들어갔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벽돌집은 일자로 길쭉하게 생겼었고, 앞마당도 그 모양 따라 좁지만 기다란 모양이었다. 그 대신 뒤뜰이 북한산과 연결되어 있고 꽤 넓었기에 그곳에 새로 문을 내 텃밭을 만들기로 했다. 경계측량을 통해 뒤뜰뿐만 아니라 분리된 조그마한 별채, 앞쪽 계단도 우리 땅임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 만들어도 우리 마음대로 가꿔갈 수 있다는 게 재미있고 좋았다.
장마 기간까지 겹쳐 세 달에 가까운 공사 기간이 지나서야 우리는 드디어 튼튼하고 아날로그(?)한 우리 첫 집을 만나게 되었다. 이제 경비 아저씨도 나, 관리실도 나, 원예사도 나, 세스코나 세콤도 다 나일 것이었지만 비교적 주택러치고는 젊은 서른 셋의 부부이니 ‘얼마든지 와봐라’는 식의 패기로 우리는 입주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