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나는 줄곧 내 생각만 하다, 아주 드물게 너 생각을 한다.
그때에는 아마도 최근의 삶이 여유로운 덕.
기대했던 일이 술술 풀려 기분 좋은 하루들이 연이어 이어지던 일상들 덕분이다.
그러니까 사실 나는 자연적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기 보다 나에게 가장 관심이 많고, 내 위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다가 욕구와 감정들이 어느 정도 충족되는 시점에 이르러 그제서야 네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관심을 주려는 사람인 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이렇다. 우선 자기 생존이 먼저이고, 그다음부터 남을 보게 되는, 그런 사람들.
그래서 세상은 이렇게나 소란스럽다. 소득 주도 성장은 옛말이 되었고, 날로 더해가는 기후 위기와, 국민연금 고갈, 너무 빠른 인구감소로 미래의 세상은 더 어두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들.. ai의 일자리 대체, 불안한 국제정세, 전쟁의 위협 등등등…
휘청거리는 미래 탓에 자기 몫을 우선적으로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일은 어쩔 수가 없다.
강한 목소리를 내고 나를 위협하는 것들에게 소리치는, 어떻게든 한몫 챙기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이토록 소란스럽게 드러내는 일들은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유독 시끄러웠던 작년을 거쳐 올해 2025년 출판된 예소연의 <소란한 속삭임>은 이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세상은 어째서 이렇게까지 소란스러워진 것인지, 또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소란한 사람들 사이에서 필요한 것은 똑같이 맞서 소리치는 일 보다,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일이 먼저이지 않을까. 또 발화자가 자신의 진심을 다해 이야기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속삭임’이라는 행위로 우리는 어쩌면 쉽게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
작게 이야기하는 일은 소리치는 일보다 더 신중함을 필요로 한다. 한 마디 마디, 듣는 이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성심껏 귀를 내어주는 그를 위해 손을 모아 소중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게 한다. 우리에게는 정말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