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꿈.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어쩌면 스스로 깨닫기 어려운 것.
작년 8월 즈음에, 나는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며 집필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브런치 플랫폼을 발견하였다. 그곳에서는 돈을 받지도, 돈을 내지도 않는 작가이자 독자들이 자유롭게 자신만의 글을 써나가고 있었고 나는 어느샌가 감화되었다. 책을 읽고 자주 일기를 쓰곤 했지만 공개적인 곳에 글을 올린다는 개념이 없었던 나에게 ‘작가’라는 꿈이 발견된 것이다.
작가와 그냥 글을 좋아하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개적인 곳에 자신의 글을 게시할 수 있는 가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가.
브런치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글을 올리면서도 서로에게 피드백을 해주며 글로써 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을 부러워했던 것 같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활자의 나열들일뿐인데도, 심지어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상대의 삶들을 헤아려보며 각자의 관점들을 공유하는 일들.
작년의 나는 한창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던 때라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는 일들에 관심이 많았었다. 대학교 4학년, 마음에 들지 않는 전공을 꾸역꾸역 공부해 가며 어찌 되었든 졸업요건은 갖추었으나 학과 친구들이 주로 가는 길을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렇게 지나온 과거들이 괜히 발목을 붙잡는 것 같은 기분, 지금껏 쏟아온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이 될까 두렵지만 그렇다고 걸어온 길대로 더 나아가고 싶지는 않은 느낌. 앞도 뒤도 꽉 막혀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 브런치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며 이런 삶은 어떻고 또 저런 삶은 이러하구나를 많이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내 다음의 스텝을 정하기 위해서, 꿈을 찾아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글들을 탐독하고 난 뒤, 또 나름대로 이런저런 글들을 쓰고 난 뒤에 발견한 꿈이란, 결국 읽고 쓰는 삶 그 자체였다. 다른 사람이 겪어온 삶의 모양을 그대로 따른 것이 아닌, 어떠한 직업을 선택하여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것들이 아니라 정말 ‘나’대로.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이미 있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닌 나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 즉, 없던 문장을 만들고 이야기를 쓰는 것. 나의 삶을 활자로 옮기며 스스로 성취를 채우고 타인을 향한 사랑을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발견된 꿈은 현재 진행 중이다. 왜 ‘발견된’ 꿈이냐면, 나는 이전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으나 나의 미래, 진로에 대한 생각을 할 때에는 읽고 쓰는 삶을 배제하고 당장 돈이 되는 것들,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도저히 보이지 않아 눈앞이 막막한 기분이었는 데 다시 읽고 쓰는 삶을 나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인정하게 된 순간 눈이 트이는 감각에 휩싸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미 내 안에 있던 것, 좋아했던 것을 다시 보고 인정한 것뿐이니, ‘발견된’ 꿈이라 하는 것이다.
나는 아마 평생을 읽고 쓰지 않을까. 돈이 되지 않고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말 나를 내 스스로 채울 수 있고 또 세상을 향해 사랑을 던질 수 있는 이 일을 나는 계속 사랑할 것이다. 물론 먹고살기 위해 생업을 마련해야 하고 가끔은 더 많은 독자에게 닿고 싶다는 마음도 들 테지만, 어찌 되었든 나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읽고 쓰는 삶은 언제나 내 옆에 있고 나를 살게 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또 꿈을 꾼다. 브런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