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몸의 감각이 이상하다. 새벽의 경련을 의미하듯 몸의 근육은 떨려있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을 확인해 보니 난장판이 되어있었고 나의 몸은 피범벅....... 거실에는..... 어머니의 시체가 누워있었다.
소설은 시작부터 긴장으로 휘몰아친다. 어머니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 시점부터 주인공 유진은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고 수습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에도 수사망은 계속 자신에게로 좁혀오는데 그 과정에서 얽혀있는 사람들을 살해하게 된다. 더불어 자신의 병과 관련된 진실과 과거 형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데...
[감상]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 유진의 긴장상태가 이어진다. 어머니의 시체를 발견한 순간부터 그의 긴장은 소설이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풀리지 않는다. 어느 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싶지만 왠지 마음이 불편하다. 사이코패스도 결국 인간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가 아무리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고 그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괜히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치료될 수 없는 사이코패스라면 제거되어야만 하는 걸까.
유진은 애초부터 제거되었어야만 하는 존재였던 걸까.
그는 여전히 인간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기에 감정의 낙하와 급등을 겪는다. 불안과 우울은 그의 곁에 있고 외부의 억압과 폭력에 굴종한다.
물론 그들은 사랑을 모른다.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 알뿐.
작가의 말마따나 우리의 조상은 살인자이다. 그 말은 즉 우리의 유전자 속에 '악'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인류 전체 속에 사이코패스 같은 '악인'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제거될 수도, 되어서도 안된다. 지금은 우리가 경멸하는 그 '악'이 우리의 생존에는 도움이 되니까. 자연세계에서 살아남기 유용할 테니까.
우리는 이미 살아오면서 많은 악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 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적으로 규정하고 그를 멸시하지 않았었나. 나의 안위를 위해 적을 공격하고 깎아내리지 않았었나. 경쟁자를 탈락시키기 위해 힘을 쓰지 않았던가.
그리곤 그것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노력의 힘이라고 자만하지 않았었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애쓰는 일은 아마 우리 내면의 '악'이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가치를 높일수록 친구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러니 경쟁은 쉽게 지옥을 만들어낸다.
이 이야기는 경쟁의 끝을 달리는 남자의 이야기. 자신의 안위만을 극도로 생각하는 인간의 이야기.
제대로 정신을 붙잡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