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 자식이 부모를 이해한다는 것

책리뷰

by 이건우


두근두근

태초부터의 고동소리, 죽음으로 가는 동안 매번 겪는 것, 눈감기직전 들릴 소리.




한 사람의 인생은 그렇게나 부질없다.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가는 것.

그러나 인간이야말로 부질없는 인생을 자각하면서도 계속 희망을 발견하려 하는 유일한 생물이다.

그렇게 발견된 희망이란, 사랑이거나 육욕이거나 나와 비슷한 인간을 재탄생시키는 것.

이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된 자식이 부모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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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름은 18살의 부모 아래에서 태어나고 길러졌다.

요즘 티비프로의 고딩엄빠로부터 태어난 자식이랄까.

운이 없게도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늙어가는 조로증을 앓는다.

그렇게 자신의 부모보다 앞서 늙게 되는 18세의 나이쯤에 죽음을 코앞에 두고 여러 일들을 겪는 이야기.




불치병과 가난과 이별이라는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도 아름은 계속해서 희망을 찾는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배우고 사랑을 겪으며 자신의 삶이 무의미해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그렇게 결말에 이르러 아름이 발견한 희망은 다름 아닌 부모를 이해하는 것. 어린 사춘기의 나이의 어째서 서로에 대한 욕정을 품었는지, 그리고 왜 몸을 섞을 수밖에 없었는지, 아기를 가졌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아름은 처절한 집요함으로 자신이 겪어보지도 못하였던 부모를 이해하고자 한다. 단 하나의 넘겨짚음 없이, 이것을 이해하여야만 본인 삶의 무의미가 부모를 향한 사랑으로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 아래에서.




김애란 작가가 소설을 선택한 이유를 알겠다. 소설을 읽고 써냄으로써 감히 경험하지 못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해는 곧 사랑으로 변모하여 타인에게 전해줄 수 있다. 또다시 그런 사랑은 나에게로 되돌아와 자신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내가 아닌 타인을 끈질기게 이해하고자 하는 것.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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