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옥에 산다. 이곳에서 태어났고 아직도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내가 가진 영혼은 어디로든 가고 싶어 하지만 '나'라는 벽 안에 갇혀 탈출구 없는 몸 안을 배회한다. 육체가 있기에 살아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지만 나는 주어진 육체 안에서 끝없는 무력감을 느낀다. 내가 나인 것 같지 않고 분리되어 있는 두 개의 무엇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다. 나는 매일 내 영혼이 신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으려고 하는데 영혼이 심장 가까이에 머무는 날이면 하루 종일 흉부에 압박감을 느낀다. 가끔 손가락이나 발가락 끄트머리를 두드릴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곳에도 출구는 없다고 다시금 알려줘야 한다.
수마에 사로잡히면 잠시나마 영혼이 몸 밖으로 외출을 한다. 밖으로 빠져나와 죽어있는 몸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숨통이 트이는 해방감에 심취하게 된다. 내가 빠져나온 나는 조금의 뒤척임도 없이 껍데기만이 존재하고 나는 오랜만에 깔깔 웃으며 천장을 걷는다. 중력에 구애받지 않으니 내딛는 한 발 한 발이 가볍다. 비로소 나 자체로 존재한다는 쾌감은 육체 안에서는 절대 닿을 수 없는 경지의 자유로움이다. 숨을 쉬지 않아도 살아있고 심장이 뛰지 않아도 살아있다. 이는 나를 속박하던 무력감은 영혼이 아닌 육체에 존재한다는 사실의 증거다. 주어진 자유는 찰나의 순간으로 존재하고 나는 곧이어 조금씩 조금씩 육체로 스며든다. 다시금 갇히게 되는 감옥 안에서 나는 공처럼 둥글게 웅크린 상태로 천천히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세어본다.
눈을 감아도 앞이 보이던 지난밤과는 다르게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면 그제야 익숙한 방 안이 보인다. 오늘은 영혼이 머리에 자리를 잡았는지 하루를 훑는 무수한 생각들이 줄지어 떠오른다. 너무 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도는 것이 버거워 잠시나마 이를 가라앉혀 줄 약을 삼킨다. 고작 몇 알에 가로막힌 생각들이 뇌 속에 갇혀 아우성치는 것이 느껴지지만 딱히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약효가 완전히 돌기전까지 그저 숨 쉬는 행위만 이어간다. 또 하루, 옥중 생활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