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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tlife noah Jul 30. 2023

제이야, 내일을 살게 해 줘서 고마워!

제이가 나의 삶에 들어온 이후로 원래 내가 가지고 있지 않던 습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주 손을 씻고,

자주 샤워를 하고,

자주 옷을 갈아입고,

수염을 더 짧은 간격으로 깎고,

청소를 더 짧은 간격으로 하고,

설거지를 미루지 않고 하고,

스마트폰과 TV를 멀리하고,

잘하지 못하던 집안일을 배워갔다.


평소에 하지 않던 사소한 좋은 습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생각났다.


갑자기 왜 변했지?


이전의 나는 왜 저런 습관이 없다가 제이가 찾아오면서 저런 습관들이 생기게 되었을까? 이전의 나도 충분히 완전해 보였는데 왜 이제야 변했을까? 깊게 생각해 보니 이전의 나는 항상 오늘을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아저씨에도 나오는 대사인데 해당 영화를 보면서 나는 많은 공감을 했었다.


니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보고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난 오늘만 산다.


내가 왜 오늘만 살았을까? 생각해 보니 내가 살고 있던 오늘이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굳이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보다 이상적으로 더 나아질 내일도 딱히 없었다. 따라서 오늘 행복할 수 없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을 확률이 너무 높았다. 또한 나는 어린 시절부터 꾹 참고 열심히 해서 미래에 성공하라는 대한민국의 강요적인 현실 희생형 삶을 살도록 교육받았다. 참고 참고 더 참다 보면 훨씬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교육받았다. 이런 삶으로 대부분을 보내서 그런지 나는 내일을 사는 삶에 서서히 지치고 있었다. 그리고 어른이 돼서 바라본 어린 시절의 내일은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 과거의 내가 그리던 미래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으므로 오늘에 충실하며 만족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오늘 좀 더 행복할 수 있다면 할 일을 조금 미루는 것은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제이가 생기고 나니 확실히 오늘보다 더 나아지는 내일이 생겨버렸다. 더 나은 내일이 생기고 다시 나를 되돌아보니 내일의 삶에 지쳐있다고 너무 내일 없는 삶을 살았다. 결국 오늘과 내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오늘은 과거의 내일이고 내일은 미래의 오늘이므로 두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은 단순한 연속된 개념인데 모르고 살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하면서도 항상 여유가 없고 두려웠다. 여유를 만들기 위한 공부였는데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는 생각에 쫓기며 오늘을 정신없이 희생하며 살았었다. 그 당시의 내일은 너무 불투명하여 답답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차선이란 게 없어서 피를 마르게 했다. 


그런데 제이가 가져다준 내일은 오늘을 쌓아서 만든 굉장히 균형 있는 내일이었다. 집안일 같은 정말 사소한 것에서부터 명확한 내일을 준비하고 과거의 내가 내일을 걱정하며 낭비했던 시간에 제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잘 즐기게 해 준다. 어떻게 보면 어렸던 내가 진작에 배웠어야 하는 내일이 이런 내일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바른 내일을 지금이라도 살아보게 해주는 제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제이야, 아빠에게 올바른 내일을 살아보게 해 줘서 고마워!



p.s 우리 제이에게도 이런 내일이 찾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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