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지금까지도 나는 가끔
그날의 새벽을 꺼내보곤 해
당신에게나 나에게나 한없이 솔직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진심으로 사랑했었나봐
당신이 내 가장 깊은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 때
나는 그걸 보면서도 외려 더 깊은 곳을 내어주었고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새벽동안 내가 있을 곳을 찾은 것 같았어
막연한 불안함 대신 실재하는 대화로
각자의 몫이었던 새벽을 함께 이겨냈고
오직 나와 당신만이 남아있는 그 시간을
비로소 완성된 그 새벽을 사랑하게 되었어
그러니 우리 그냥
우리의 대화를 새벽이라 부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