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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전

불 꺼진 작은 방의 새벽은 너무 고요해서 어떨 땐 심장이 뛰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오기도 한다. 살아있음에 대하여 이토록 명백한 증거가 또 있을까. 이때만큼은 내일이 있을까 하는 의문 따위는 들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거라곤 해가 뜨면 시작될 하루를 꼼짝없이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

언제부턴가 잘 산다는 것은 편안함의 대척점에 섰다. 과거는 우울을 남기고 미래는 불안을 보낸다고, 과거를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은 그 한가운데서 몸집을 키워만 간다. 그럼에도 심장은 이렇게 선명히 뛰기 때문에, 잠 못 드는 새벽 동안에는 또다시 찾아올 하루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나의 삶이 증명되는 새벽의 적막을 견딜 수 없을 땐, 고요함 속에서 소리를 덮을 만한 곳을 찾는다. 완전한 고요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소리를 찾아야 한다. 고요한 새벽에 문득 당신을 찾는다면, 오늘 밤은 당신의 숨소리로 심장 뛰는 소리를 덮기 위함일 것이다. 왠지 여기에 있으면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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