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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은동일기

빛 그림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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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란지

눈부신 햇살이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니

새하얀 한쪽 벽면에 그림자가 진다.

달랑거리는 아기 발

아기띠로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그림자가 보였다.

육아에 지친 요즘 내 모습은 초라하고 망가진 몰골에 불과했는데

빛을 등지고 있는 그림자로 보니

엄마의 모습이 아름답다.

빛, 그림자, 침묵이 마음에 조용히 자리 잡는다.

이 빛과 이 그림자는 다시 볼 수 없는 순간이다.

늘 지금을 음미할 것

그리고 내 존재의 그림자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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