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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을 하고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사람을 대면할 일이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육아를 하며 지내다 보면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 작은 상처들은 항상 일면식 없는 사람들에게서 왔다.
병원에서, 목욕탕에서, 식당에서,
오다가 가다가 우연히.
산모일 때는 회사원일 때보다 마음이 더 취약했다.
물론 빈도수는 덜하지만 나의 미숙함으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그럴 때는 더 힘들었다.
이번에 부산에 있을 때 제일 좋다고 생각한 건
밖에서 마음 상하는 일이 있어도,
집에 들어오는 그 즉시 바로 엄마에게 말하고, 같이 욕하고,
즉시 마음에서 털어버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이런 일들은 큰일이 아니라
잠깐의 수다로도 털어지는 것이다.
서울에 있을 때는 퇴근하는 남편이 오기 전에
혼자 있는 시간 동안 그냥 속으로 삭여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바로바로 이야기하고 푸는 기분이 정말 시원했다.
낮에 아기를 제외한 나 말고 또 다른 사람이 집에 또 있는 건
정말 좋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