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기대감이 화려한 축제처럼 빛나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아이들과 첫 책나눔

by 책선비

지난 주일에 자매팀(4학년, 6학년), 이번주 화요일에는 친구들(3학년 여자3명 남자3명) 과 책나눔을 했다. 책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 였다. 순서는 별점을 매기고 그 이유를 나누었다. 재미있거나 인상적인 글이나 그림을 말하고 난 뒤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유논제2문제와 선택논제 2문제를 차례대로 이야기했다.


자매팀은 언니가 말이 적은 편이고 ‘잘 모르겠어요’ 라는 대답이 많았다. 처음에는 뭔가 이야기를 하려다 말끝을 흐리면서 모르겠다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동생은 질문에 한 두 문장으로 대답을 곧잘 했다. 논제에 대해 하나씩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마쳤다.


책나눔첫번째6.jpeg 여러 질문지 중에 자신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지를 선택해서 대답하도록 했다.

친구들팀은 처음부터 서로 말을 하려고 야단이었다. 여자3명과 남자아이 1명은 논술 수업을 받아본 적이 있어서 형식에 맞는 답을 했다. 예를 들면 “엄마에게 효도하라는 뜻인 것 같아요” “ 맥스가 상상을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와 같이 자신의 생각보다는 정답을 찾으려는 모습이 보였다. 손을 들어 먼저 말하려고도 했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말하면 된다고 했다. 한 명씩 이야기를 했지만 덧붙이고 싶은 말이 뒤에 생각나서 또 말할 기회를 달라고 하기도 했다. 중간에 서로 말하다가 말이 겹쳐서 순서를 정해주는 나의 말까지 섞여서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도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나눔이 활발하고 아이들도 즐거워했다.


책모임첫번째2.jpeg 친구들팀 아이들, 허진호는 책상 밑으로 숨었고 다른 남자아이는 사진찍기 거부함

두 팀의 수업을 끝내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내가 말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자매팀의 경우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나누도록 도와주는 책인도자가 아니라 국어 선생님 같았다. 모임을 통해서 적어도 책의 주제나 의미는 깨닫고 가야한다는 강박때문에 나도 모르게 정답 같은 문장을 말했다. 친구들 팀 역시 인도자 역할 가운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나의 잔소리 같은 안내의 말이 많았고 아이들이 생각을 나눌 때 끝까지 다 듣기 보다 중간에 반응을 해준다는 이유로 과도한 감탄사나 아이가 했던 문장을 한 번 더 내가 말하면서 의미를 보태주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들 모임 중에 남자아이 1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과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상상하기도 힘든, 하지만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는 반응이었다. 모임을 방해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모임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싶다. 또한 나의 아들 허진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의 이야기인 이 책에 대해 ‘말이 안된다, 이해가 안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첫모임 치고는 아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스스로는 고쳐야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음 책의 논제는 이제 내가 만들어야 하는데 막막하다. <생각하고 소통하는 글쓰기>에 논제에 관한 부분을 읽고 있다. 이 형식으로 계속 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책모임을 시도해볼지 고민이다. 너무 성격이 다른 자매팀과 친구들팀 각각에 맞는 책모임도 다시 구상해봐야할 것 같다.


책모임첫번째4.jpeg 다른 엄마가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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