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아닌 너의 생각이 궁금해

아이들 위주의 자유로운 책 나눔은 희망사항일까

by 책선비

기대감과 호기심 가득했던 처음 책 나눔 이후 두 번째 모임은 전체적으로 심화된 분위기였다. 책을 읽지 않았던 아이들이 다음 수업을 기대하며 미리 책을 구입하거나 빌렸다. 또한 별점을 주기 위해서 스토리와 책의 주제, 흡인력 등 고려하며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책을 읽었다. 인상적인 장면과 구절도 미리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이런 변화된 태도가 실제로 수업을 할 때도 드러났다.


자매팀은 지난 시간 읽기 편한 그림책에서 두께가 있는 <뒷간 지키는 아이>라는 동화를 읽었다. 조선시대 노비가 인권과 평등사상에 눈을 뜨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조선시대 신분 사회와 천주학과 같은 역사적 사건과 더불어 높은 사고를 요구하는 논제에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어려워하지 않았다. 오늘날 자신의 모습과 비교 대조해서 생각하는 등 지난 시간보다 훨씬 깊은 나눔이 이루어졌다.

별점주기와 주인공 솔개의 탐구, 너무 잘 해온 자매팀

친구들 팀은 ‘우정’이라는 주제가 명확한 그림책 <흔들흔들 다리에서>을 읽었다. 천적 관계인 여우와 토끼가 극한 상황에서 서로 친구가 되어 목숨을 구해주는 이야기이다. 여자 아이들에게는 두 주인공이 친구가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느껴졌지만 남자아이들은 별로 공감하지 못했다. 자신의 친구 관계를 돌아보고 나누는 내용도 상이했다. 결국 한창 남녀로 편을 나누고 말다툼을 하는 시기여서 친한 친구들임에도 논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자매팀과 친구들 팀 둘 다 각각 성격에 맞게 나눔이 잘 진행되었으나 여전히 진행자가 말이 많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자매팀은 두 아이가 서로 생각을 나누고 반응하기보다 진행자에게 의견을 보고하는(?) 형식이다. 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도록 부연 설명을 하거나 진행자의 의견도 미리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친구들 팀은 논술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보다 정답을 향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다 보니 진행자의 말이 더 많아졌다.

그냥 책나눔에서 독서토론으로 알아서? 진행했던 아이들. 서로 말하려는 아이들에게 경청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고민이다.

지금까지 두 번의 모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 나눔의 방향을 어느 정도 설명했다고 본다. 이제는 아이들이 말하도록 기다려주고 특별한 반응과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들어주도록 해야겠다. 대신 다른 아이들이 반응하고 의견을 잘 듣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방향으로 진행해보자. 자칫 서로 다른 의견에 반박으로 반응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적절한 조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책 읽기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함께 경청과 수용의 자세가 갖춰진다면 아이들 위주의 깊이 있는 책 나눔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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