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일까 자연스러운 걸까
아이가 4명이니 아이마다 특성이 있고 사람들이 평가하는 말도 다양하다. 유독 칭찬의 말만 쏟아지는 아이가 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나도 잘 안다. 사랑스러운 이유들이 여러 가지다. 장점이 많은 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 한다.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리더십도 좋다. 등등."
최근에 아이가 다른 곳에서 지내게 되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아이를 평가하는 말을 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늘 듣던 말이다. 며칠만 봐도 한 눈에 아이의 성품을 알아보는 모양이다.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다. 아이는 적응 잘 하고 무난하게 보내고 있다.
문득 아이가 이런 성품이 아니었다면 미움을 받았을까. 라는 질문이 생겼다. 어른들 보기에 다 좋아보이는 모습이 과연 정말 좋은 모습일까. 이런 질문도 든다. 아이와 통화할 때 마지막에 하는 말은 "혹시 어려움이 있으면 꼭 엄마한테 말해~"이다. 좋은 아이로 인식되고 앞으로도 그렇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까봐 그래서 걱정끼치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봐 괜한 불안감 때문에 나오는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막둥이는 이유 없이 그냥 사랑스럽다. 장점을 굳이 꼽지 않아도, 이유를 따를 겨를도 없이 있는 그대로 좋다. 키 작고 약하며 자주 울고 가끔 업어달라고 하고, 잘 조르고 유튜브도 많이 본다. 아직도 엄마 배꼽을 찾는 아기 같이 연약하다. 막내라는 이유가 큰 걸까.
막내를 낳고 보니 눈이 너무 작았고 코도 낮았다. 나를 똑 닮았다. 살짝 실망스러웠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대로 투영되는 순간이었다. 위에 아이들 3명은 남편 유전자가 좀더 강해서 한눈에 봐도 이목구비가 뚜렷한 편이고 무엇보다 상꺼풀 여부와 상관없이 눈이 컸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넷째를 낳고 나를 닮은 아이를 보면서 '엄마 닮았구나' 이 말을 왠지 위의 형누나보다 뭔가 모자르다는 식으로 혼자 해석하고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자기혐오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막내를 이유 없이 사랑하는 모습은 어쩌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위한 여정이었는지도 모른다. 40년 평생 하루에도 수십개의 근거를 들어 나를 미워하고 나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을 미워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면 40살에넷째를 낳고 키우면서 조금씩 그 강도와 횟수가 줄어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여러 방해물 앞에 무너진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일 큰 난간이 이런 삶을 허락한 남편이다. 이 고비를 잘 넘긴다면 나는 자기혐오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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