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를 살려내다
"쓰든가 사라지든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중에서
이 문장이 몸에 박혀 하루 종일 쿡쿡 쑤신다. 카톡 프로필 문구로 기입하며 마음을 다졌으나 나는 격렬하게 글쓰기를 저항하고 있다. 글을 쓰지 않을 이유들을 머릿속에서 만들어 내느라 바쁘다. 빈 종이 앞에 머물지 않기 위해 괜히 숏츠를 본다. 안 봐도 되는데.
쓰지 않을 이유는 많다. 오늘 휴일이니깐. 주말에만 오는 둘째와 시간을 보내야 하니깐. 오늘 아침 서평단 글 마감했으니 오늘은 좀 그냥 넘어가자 등등.
요즘 나의 영순위는 ’글을 최대한 많이 쓰기‘이다. 최대 5개까지 브런치에 적어서 올린 적도 있다. 그러니 오늘 아침 일찍 서평단 글 하나 쓴 걸로는 만족이 안된다. 그렇다면 또 쓰면 되는데, 왜 계속 회피하는가.
모르겠다. 이유를 따질 시간에 뭐라도 적자. 지금 이런 얄팍한 게으름에 대해서도 적자. 겨우겨우 세 문단 이상 적었으니 한 편의 글을 썼다고 치자. 가까스로 오늘의 나를 살려낸다.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테다.